뉴스

[월드리포트] "전교생 스마트폰을 일반폰으로…" 한 학부모의 신념

7천만 원 들여 전교생 폰 바꾼 학부모

[월드리포트] "전교생 스마트폰을 일반폰으로…" 한 학부모의 신념
중학생인 큰아들과 자주 입씨름을 합니다.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아들은 주장합니다. "친구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공부에 도움이 된다." 저는 반박합니다. "주변만 보고 네 또래 모두가 갖고 있다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 공부에 방해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 논쟁은 아들이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한 아버지를 알게 됐습니다. 저는 단순히 아들의 스마트폰 휴대를 막을 뿐이지만 그 아버지는 더 확고한 신념과 더욱 대범한 행동력을 갖췄습니다. 중국 충칭에 사는 이 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하죠.

아버지(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는 지난해 7월 2천 위안, 우리 돈 35만원 넘게 들여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줬습니다. 친구들이 스마트폰으로 공부에 도움을 받는다는 아들의 말에 혹했습니다. 하지만 일생 최악의 결정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는 채 2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은 물론 밥을 먹을 때도, 숙제를 할 때도 스마트폰 게임앱을 켜놓고 있었습니다. 아니, 하루종일 끄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아들은 스마트폰에 빠르게 매몰돼갔습니다.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일종의 강박증, 인터넷 중독에 빠졌습니다.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개학을 한 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칠판의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력이 급속히 저하된 것입니다. 목에 통증도 생겼습니다. 아들은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워서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됐습니다. 항상 피곤해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었습니다. 수다스럽다 느낄 정도였던 아들은 대화를 잃어갔습니다. 말을 시켜도 건성으로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이러다 말하는 법을 잊어버릴까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스마트폰4


그렇게 1년을 지낸 뒤 아버지는 결심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혹 아들이 나아질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들의 인생을 걸고 그런 도박을 할 수 없었습니다. 여름 방학에 아들과 긴 토론을 가졌습니다. 스마트폰을 다시 구식 휴대전화로 바꾸자고요. 아들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느끼면서도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 결정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스마트폰을 없앴습니다."

이후의 변화는 아버지의 표현으로 '기적'이었습니다. 우선 시력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높아만 가던 안경 도수가 다시 낮아졌습니다. 목의 통증도 사라졌습니다. 부자간의 소통도 전처럼 많아졌습니다.

아버지는 이후 아들 또래들의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주의 깊게 살펴봤습니다. 적어도 하루에 2~3시간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었습니다. '저러다 큰일 날텐데' 걱정됐습니다. 아버지는 그래서 자신의 아들처럼 다른 아이들도 스마트폰이라는 '미망'에서 구해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올 10월4일 아버지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 교장선생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들의 사연을 소개한 뒤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거나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주세요. 전교생이 스마트폰을 구식 휴대전화로 바꾸는 비용은 모두 제가 내겠습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4천3백여명이니까 최대 40만 위안, 우리돈 7천만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가는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모두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스마트폰2
교장 선생님은 대환영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입는 피해에 가슴 아파하던 차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이런 의견을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20만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이 소식을 퍼나르면서 인터넷에 삽시간에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쌍수를 들고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동하는 PC방입니다. (중국에서) PC방에 미성년자가 출입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도 미성년자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자기 통제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는 외부적 통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은 미래의 주요 도구입니다. 어린이들이 신기술에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아울러 학생들에게도 자기 통제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학생마다 다 사정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과합니다."

스마트폰3
교장선생님은 찬반 양론이 뜨겁자 절충 방안을 내놨습니다. 일단 초등학교 2학년 한 반에 시범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반 학부모 회의를 거친 결과 43명의 학부모 가운데 38명이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찬성했습니다.

아버지는 약속대로 이들이 사용할 구식 휴대전화를 모두 자신의 돈으로 사줬습니다. 이 반의 시범 실시 결과를 봐서 전 학교로 확대할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마지막으로 현지 기자가 이 아버지와 문자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합니다. 참고하시죠.

- 학생들의 스마트폰 금지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많은데요?

"물론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다만 일반적으로는 폐해가 더 크고 또 일부 학생에게는 치명적인 만큼 학교에서 사용을 막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과도한 규제라는 반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학생 시기 내내 쓰지 못하게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하자는 것이죠. 건강 등에 너무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시하시면 되죠."

- 휴대전화 사업과 관련 있는 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는데요?
"전혀 아닙니다. 저는 대단한 부자도 아닙니다. 그저 보통 학부모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피해를 입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구형 휴대전화 매입 비용은 큰 부담이 되지 않나요?
"이번에 구형 휴대전화를 사주기로 하고 내놓은 돈 40만 위안은 제 1년치 수입에 해당됩니다. 당연히 부담됩니다."

-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충고하는데요?
"우리는 이미 매우 뜨겁고 긴 토론을 겪었습니다. 만약 이 토론을 완전히 끝내고 결론을 내린다면 아이들은 이미 다 자라 있을 것입니다. 한시가 급한 일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