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만에 기온이 무섭게 떨어졌습니다. 수요일(16일) 아침 기온은 화요일 아침에 비해 10도 가까이 내려갔는데요. 서울 기온은 영상 6.1도까지 내려가면서 올 가을 들어 가장 낮았습니다. 충북 제천 1.3도, 경북 안동 2.2도 등 충청과 남부 내륙의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일찍 첫 눈이 내렸던 설악산의 기온은 더 큰 폭으로 내려갔는데요. 양양군 서면 오색리의 기온은 영하 3.5도를 기록했습니다. 남부 높은 산의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져 전북 무주에 있는 덕유봉의 기온도 영하 2,9도까지 내려갔습니다. 기온만 놓고 보면 초겨울 못지않습니다.
이번 가을추위는 목요일(17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관령 등 산간의 기온은 계속 영하권에 머물겠고 철원 등 중부와 남부 내륙의 기온도 영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산간은 물론 일부 내륙에서도 얼음이 얼 가능성이 높아 농작물이 냉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왜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것일까요?
그 원인은 우리나라 상층으로 찬 공기가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5km상공에 있는 영하 20도의 찬 공기가 밀려오면서 지상의 기온을 많이 끌어내렸고, 밤새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지의 열이 대기권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찬 공기가 따뜻해지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계절적으로 아직은 가을의 한가운데여서 그 기간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금요일(18일) 아침까지는 공기가 제법 차겠지만 금요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평년수준을 회복하면서 한 낮에는 따뜻한 햇살이 가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 가을추위라고는 하지만 오후까지 추운 느낌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낮 기온이 15도를 웃도는데다 따뜻한 햇볕이 이어지기 때문이죠.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 몸이 받은 충격이 컸지만 하루 이틀이면 바로 익숙해질 수 있는 기온분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분석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매년 이맘때면 흔히 볼 수 있는 날씨로 특별한 기상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10월 중순의 추위 기록을 살펴보면 이번 가을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10월 중순에 가장 추웠던 날은 1920년 10월 20일입니다. 이 날 최저기온은 영하 1.5도를 기록했는데요. 1956년과 1934년 1918년에도 서울 기온이 영하 1도 이하로 떨어진 기록이 남아 있어 10월 중순에 기온이 5도 안팎을 기록한 이번 추위로 명함을 내밀기가 쑥스럽습니다.
대전과 대구 등 충청과 남부의 기온도 10월 중순에 영하로 떨어진 기록이 남아 있는데요. 대전은 1971년 10월 13일 기온이 영하 0.6도를 기록했고 대구는 1937년 10월 18일 기온이 영하 0.4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에 자리 잡고 있는 나라들 특히 대륙의 동쪽에 있는 나라들은 비교적 뚜렷한 4계절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온난화로 기후가 변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4계절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물론 봄과 가을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현대인들은 봄과 가을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실내생활이 늘면서 거의 일정한 기온에 익숙해진 것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평소 익숙해진 기온보다 조금만 낮아져도 바로 추위를 느끼고 기온이 조금 높아지면 바로 더위를 느끼는 것이겠죠.
극단의 생각을 즐기는 현대인들의 습성도 가을이나 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각종 언론 매체들도 날씨를 전할 때 제대로 된 분석 없이 극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 현대인들의 조급증을 더한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런 습성에 익숙해지면 차분하게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진다는 것인데요. 너무 세류에 휩쓸리지 말고 세월의 흐름을 그냥 조용하게 지켜보면서 그 때 그 때 적응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날씨의 변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거든요.
[취재파일] 가을 추위, 주말에 풀려…계절의 변화를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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