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지원하는 쌀 '나라미'를 두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맛도 없고, 먹을 수 없을 만큼 오염된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강청완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쌀포대를 열자, 포장지 안쪽엔 이물질이 허옇게 눌어붙어 있습니다.
죽은 나방이나 벌레, 심지어 살아 꼬물거리는 구더기도 보입니다.
[불량 나라미 피해자 : (처음에는) 보관이 잘못돼서 이렇게 된 건가 해서 봤더니 쌀이 오래된 쌀 같더라고요.]
기초수급자나 저소득층에 반값에 공급되는 나라미입니다.
[불량 나라미 피해자 : 두 달 전만 해도 난리 한 번 났었어요, 나방 때문에. 도저히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해서…]
반값이다 보니, 불량 쌀을 받아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라미 기초수급자 : 뜯어봤더니 그 안에 벌레가 (쌀을) 거의 다 먹었더라고요. (항의 안 했는지?) 그런 이야기 해봐야 뭐하겠어요. 솔직히 이런 말 하는 것도 내심 걱정이 돼서…]
쌀의 수분을 측정해 봤습니다.
일반 쌀의 수분 함량은 16% 정돈데 반해 나라미는 11%도 채 안 됩니다.
같은 조건에서 밥을 지은 뒤 10대부터 60대까지 14명에게 맛을 보게 했습니다.
[이게 더 맛있는데요.]
[이건(일반쌀) 약간 수분이 있고 찰기가 있고 다른 건(나라미) 좀 마르고 오래된 쌀 같아요.]
단, 1명을 빼곤 나라미가 더 맛이 없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거라고 말합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사무관 : 최근에 수확한 쌀과(5등급 가운데) 2등급 쌀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보관의 문제인지?) 그렇죠. 오래 갖고 계시면 열자마자 벌레가 나올 가능성이 있죠.]
1년에 기초수급자와 저소득층 63만 가구에 공급되는 나라미는 13만 톤에 달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우수 공장에 더 많은 도정을 맡기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나라미'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