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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스트·2NE1 보자"…대학축제 몸값 4천만 원 육박

대학축제와 돈 - ①

[취재파일] "비스트·2NE1 보자"…대학축제 몸값 4천만 원 육박
연예인 보는 데 돈 펑펑…대학축제 문화는 실종

  지난 2일 밤 서울대학교 가을 축제 폐막식.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가수 자이언티로 구성된 단 1팀의 공연을 보기 위해 1만 명 넘는 인파가 모였습니다. 연예인 초청 공연이 대학 축제의 주요 행사가 된 지 오래입니다.  봄과 가을 대학 축제는 유명 연예인 유치전을 방불케 합니다. 섭외에 쓰는 돈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합니다. 올해 봄 축제에서 제주대와 부경대 순천향대, 한라대, 배재대는 연예인 초청에 5천만 원 넘는 돈을 썼습니다. 아주대 등 27개 대학은 3천만 원 이상을 섭외료로 지출했습니다.

  지난 5월 경기도 수원의 아주대학교 총학생회는 가수 2NE1과 에픽하이, 거미 등 3개 팀을 섭외하는데 4천만 원을 썼습니다. 전체 축제 비용의 60%에 육박합니다. 국립 제주대학교는 지난 5월 봄 축제 당시, 다이나믹 듀오와 에일리, 다비치, 긱스 등 인기 가수를 7개 팀이나 불렀습니다. 섭외비로만 1억 원 넘게 썼는데, 전체 축제 비용의 69% 해당하는 돈입니다.

  대학 축체엔 적게는 3개 팀에서 최대 10개 팀이 초청됩니다. 대학가에선 어떤 축제를 했는가 보다, 어떤 가수가 왔는가를 따집니다. 연예인 공연이 있어야 축제는 흥행을 하고, 공연이 재미있어야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습니다. 총학생회는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섭외료로 쓰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축제는 연예인의 봄, 가을철 주된 수입원으로 떠올랐습니다. 수요가 폭증세라 '축제 시장'은 늘 호황이고,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은 도대체 얼마나 받으며 '대학 행사'를 다녀가는 걸까요?

몸값 1위 누구?…서울서 멀면 1,000만 원 더 받아

  먼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볼까요.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 봄 축제에 출연한 씨스타가 2,700만 원으로 '몸값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제주대를 간 다이나믹듀오는 2,530만 원, 2NE1은 아주대에서 2,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신보라 등 이른바 '개가수' 용감한 녀석들의 원광대 섭외료는 1,760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 의원실의 자료만으론 실제 연예인 섭외료의 전체 규모를 알기 어려웠습니다.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한 학교의 몸값만 파악돼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축제 규모가 큰 이른바 주요 대학의 섭외료 지출 내역 역시, 학교 측이 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직접 업체를 접촉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축제 시장에서 연예인 섭외료는 연예기획사와 총학생회 사이를 이어주는 공연기획사 또는 축제 대행업체가 조정합니다. 이 가운데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공연기획사를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 '2013년 하반기 대학행사 섭외 비용 리스트'라는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2013년 하반기 대학행사 섭외 비용 (단위 : 만 원)
- 00 엔터테인먼트 내부 문건

취재파일 축제_50
웬만한 아이돌 가수는 2천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발라드 아이돌 2AM와 여가수 아이유는 2,700만 원. 걸그룹 포미닛은 2,400만 원을 받습니다. 카라와 투애니원 등 한류 스타는 각각 3,800만 원과 3,500만 원. 
걸그룹 초강세이지만, '시세표'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그룹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비스트였습니다. 수도권은 3,000만 원, 지방에선 최고 4,000만 원이 몸값으로 제시돼 있었습니다. 맴버 수가 6명으로 비교적 많은 것도 한가지 이유일 겁니다.
 
   '시세표'에 따르면, 같은 연예인 행사라도 서울을 기준으로 거리에 따라 '차등 요금'을 받는 게 원칙입니다. 멀리 다녀가면 그만큼 하루에 행사를 치르는 횟수가 줄기 때문입니다. 연예기획사의 축제철 연예인 운용 방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겁니다. 수도권과 중부권, 남부권 등 권역은 3개로 나뉩니다. 남부권엔 영호남과 제주와 강원이 포함됩니다. 제주, 강원, 경남, 전남 소재 대학 축제의 연예인 섭외료가 비싼 건 이런 까닭입니다.

  연예인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 공연기획사 팀장은 크레용팝을 예로 들었습니다. "연초에 500만~700만 원에 초청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수시로 변동이 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현재 섭외료는 1,500만~1,700만 원입니다.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의 시선은 양가적입니다. 지난 2일 서울대 축제에서 만난 이 학교 재학생 한재경 씨는 "축제는 학생이 주체적으로 즐겨야하는데, 연예인들이 너무 많이 오면 주객이 전도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같은 대학 대학원생 권수진 씨는 "연예인이 분위기를 띄우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확실히 재미있다"면서도, "연예인을 보러오는 외부 학생이 너무 많아 축제의 고유성이 훼손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예인 몸값이 오를수록 축제 비용은 뜁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검은 거래관행과 결합해 '뒷돈 거래'를 낳는 게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다음 편에 전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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