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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 38%가 중증 우울증…"자살 충동 경험"

<앵커>

백화점 판매직원, 콜센터 직원, 승무원 고객과 대면하는 감정노동자들입니다. 이 감정노동자들 정신건강이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백화점 액세서리 판매점 여직원 32살 전 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더 이상 백화점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동료 판매직원 : 혼자서 두 개 매장을 다 담당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누구한테나 친절하게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늘 모니터 요원한테 걸리는 게 그 사람이었죠.]

백화점 직원과 콜센터 직원 등 감정 노동자의 30%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수치는 전체 국민 평균보다 2배나 높습니다.

38%는 상담이 필요한 중증 이상의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고객들의 말과 행동이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콜센터 욕설 전화 녹취 내용 : 내 말 제대로 안 들리냐고? 지금 고객님…죄송합니다…고객님.]

[김상남/다산콜센터 상담사 :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이 나고, 그리고 나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수 없으니까 그걸 품고 집에가서 이제 며칠씩 울기도 하고..]

고객에게서 무리한 요구와 인격 무시, 폭언을 경험한 비율이 80%가 넘고, 11%는 실제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백화점 판매직원 : 신발 던지는 것까지 맞아본 적도 있어요. 다른 매장에서는 맞은 사람도 있어요. 아예.]

문제는 절박한 사정을 호소할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백화점 판매직원 : 참아요. 100%는 참아야 되고요, 참도록 강요를 합니다. 관리자들이. 진짜 눈물을 참고 피를 토하면서 참아요.]

[한명숙/민주당 의원 : 정부는 이 문제를 일회성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이고  그리고 법 개정,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됩니다.]

감정 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당했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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