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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미국, 전작권 전환 재연기 긍정적이지 않아"

천영우 "미국, 전작권 전환 재연기 긍정적이지 않아"
한국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를 요청한 데 대해 미국 정부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워싱턴 전문가그룹이 대체로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미국 외교협회(CFT) 및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미국 전문가들이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했던 천 전 수석은 "미국이 최고위급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요청한 상황에서 미국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긍정적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최종 결정은 우리 정부가 내려야하지만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꼭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우리 군이 국방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는 국방예산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전작권을 예정대로 전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2월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2012년 4월 17일자로 전작권을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의 핵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퇴역장성 등 전작권 전환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으나 현재의 연합사 지휘체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이 재연기될 경우 당장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킬체인'이나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하고 "일각에서 한국의 미국 미사일 방어(MD) 체계 참여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연계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MD 참여문제는 오히려 미국의 MD 정보망이 한국 MD에 들어오는 게 핵심이어서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최고위 수준에서 제기돼 동맹국인 미국으로서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가급적 긍정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대체로 유보적 기류"이라며 "미국은 동맹국과의 이견이나 동맹의 균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최근 북미 간 '트랙 2'(민간) 접촉에 대해 "북한이 비공식 접촉을 통해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하면서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며 "다만 2.29 합의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지키겠다 또는 지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트랙 2 접촉에 참여했던 미국 전문가들조차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2.29 합의 직후에는 북한이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을 통해 낙관적 메시지를 던졌다가 갑작스러운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합의를 깬 적이 있다"며 "그런 트라우마 탓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워싱턴이 대북 스탠스를 바꿀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다는 결론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해 "중국이 6자회담 참여를 적극 요청하면서 압력을 느끼는 측면이 있고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한미 양국은 과거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북한의 태도변화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한일갈등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 정부에 대해 역사문제와 안보협력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참석자들은 "역사문제와 안보협력 문제를 칼로 두부 자르듯이 할 수 없는 정치적·정서적 요인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최근 대북 강경태도와 관련,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정재호 교수는 "중국의 태도가 변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술적 융통성에 가깝고 전략적 재조정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한석희 중국연구부장은 "미국 측이 한국과 중국이 어느 정도 가까워질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그러나 한국에 있어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한중관계가 가까워지더라도 한미동맹을 넘어서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부시·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전직 관료들을 비롯해 미국 측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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