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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인들의 요리 습관이 '스모그' 원인?"

[월드리포트] "중국인들의 요리 습관이 '스모그' 원인?"
"중국인들의 요리 습관이 PM 2.5(직경 2.5㎜ 미만의 초미세먼지)발생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니 시민들도 정부의 공기 질 개선 조치에 적극 호응해 주길 바란다."

지난 8일 베이징시의 공기 오염 문제와 대책을 묻는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자오후민 베이징시 외사업무담당자가 당당하게(?) 한 발언입니다.

기름으로 볶음 요리를 할때 발생하는 연기가 공기 오염의 한 원인이라는 당국자의 발언이 알려지자, 그렇지 않아도 올 들어 숨이 턱! 턱! 막히는 '스모그' 탓에 불만이 높던 누리꾼들이 폭발했습니다. 오염된 공기는 좀 처럼 개선될 줄 모르고 오히려 극심해지고 있는데 '스모그' 원인을 엉뚱하게(?) 요리법 탓으로 돌리는 듯 들리기 때문입니다.

중국 매체인 중국청년보는 발언 하루 만에 2만 여개의 비난 댓글이 인터넷에 쏟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남도주간'이란 매체는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계정에서 "정부의 공기 개선 조치에 적극 동참하라는데 그럼 배가 고파도 요리해 밥 먹지 말고 신선(神仙)이라도 되라는 거냐?"고  조롱했고, 한 웨이보 이용자는 "간단히 '요리 홀짝제' 하자. 홀수날은 요리해 먹고 짝수날은 그냥 찬밥 먹자"라고 비아냥댔습니다. 웨이보상에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중국의 유명 여배우 야오천도 이런 멘트를 퍼나르면서 비난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월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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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베이징시 환경국 책임자가 나섰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석탄 매연, 공장에서 배출되는 분진이나 먼지에 비해 요리하면서 발생하는 연기는 PM 2.5의 주요 원인이 아니다. 하지만 공기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하다"고 밝혔는데요.

베이징시 당국이 발표한 통계 수치를 보면, PM 2.5 발생의 원인 물질은 자동차 배기가스가 22%로 1위입니다. 다음으로 석탄 16.7%, 공장 매연 15.8%의 순입니다. 공기 오염의 3대 주범입니다. 그렇다면 요리할때 발생하는 연기는?...... 정확한 수치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베이징시는 최근에 발표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공기 개선 조치 5개년 행동 계획'에서 올해 말 이전에 시내 핵심 구역 공공장소에서는 노천 꼬치구이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길거리에서 꼬치구이를 하면서 발생하는 연기와 오염 물질 등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겁니다. 이와함께 요식업소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해 효율 좋은 공기 정화 시설 설치를 독려하고, 오염 물질 배출 업소나 기업에게는 '배출세'도 징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쥔 공공환경연구센터 담당자는 "중국인들의 요리 습관이 스모그를 유발시킨다는 말이 언뜻 들으면 이치에 닿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치에 맞는 말이다"면서 "서양과는 달리 중국 요리에는 기름으로 "볶고, 지지고"하는 게 많은데 그 만큼 연기 발생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기가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좋거나 집들이 드문 드문 있는 경우 요리할때 배출되는 연기는 쉽게 확산되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지만, 도시가 커지면 연기 확산 조건이 좋지 않고 인구 밀도도 높아지는 만큼 친환경 요리법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공기가 안 좋을 때는 '볶고, 지지는'는 것보다는 '찌거나,  삶는' 요리법이 공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월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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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베이징은 하루가 멀다하고 악성 '스모그'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중 가장 날씨가 청명하다는 가을 10월이지만, 이달들어서도 벌써 열흘 가운데 6일 동안이나 스모그가 끼었습니다. 게다가 오염 수치도 2~3백을 넘기는 건 보통이고 심한 때는 450을 훌쩍 넘어갑니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치 25㎍/㎥ 보다 10배에서 20배 가까이 높은 겁니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면 난방용 석탄 사용량이 증가합니다. 지금보다 공기 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기 좋다는 가을에도 잦아진 '스모그'에 겨울을 앞둔 베이징 시민들이 더욱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베이징 시당국은 공기 오염이 심해질 경우 올해 말부터 '차량 홀짝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신규 차량 등록 억제와 배기 가스 기준 상향, 오염 물질 배출 기업 폐쇄 등 84가지의 개선 조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조치로도 개선이 안되면요?  진짜 '요리 홀짝제'도 도입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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