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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생활 유물엔…500년 살아 숨 쉰 한글

<앵커>

한글은 창제 이후에도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조선시대 생활유물을 보면 한글이 우리 민족의 삶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아버님요 아버님요 돌아오소 돌아오소.]

딸이 아버지 제사상에 올린 제문입니다.

사무치는 그리움이 절절히 묻어납니다.

[어떠한 놈이길래 곡식을 훔쳐가 묻어놓느냐. 계속 일을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

조선 말기 동네 곳곳에 붙은 게시물입니다.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한글은 이렇듯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1536년에 세워진 이 영비는 가장 오래된 한글 비석입니다.

[신령한 비이니 이 비를 범한 사람은 화를 입으리라. 이는 글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노라.]

대부분의 백성이 한자는 몰라도 한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글로 비석의 의미를 알린 것입니다.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적을 수 있어서 한글로 악보를 적기도 했고, 여가를 즐기기 위한 놀이에도 한글은 사용됐습니다.

[홍윤표/한글학자·국립한글박물관 개관위원장 : 붉다, 빨갛다, 벌겋다 굉장히 많잖아요.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생각이나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한글밖에 없죠.]

소소한 개인의 감정과 가족사를 담고 있는 한글은 곧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최준식,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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