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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서면 진땀" 고달픈 임신부…배려 절실

<앵커>

내일(10일),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입니다.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임산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부끄러운 수준이고, 제도를 만드는 정부의 눈높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임신 5개월째인 직장인 하승희 씨는 승용차를 1시간가량 운전해 출퇴근합니다.

임신 전에는 버스를 이용했지만 뱃속 아기를 생각해 바꿨습니다.

[하승희/33세, 임신 5개월째 : 유산기가 있어서 버스 타면 30분 이상 서 있는 게 너무 힘들어가지고, 꽉 차서 오기 때문에 제가 비집고 들어가서 양보해 달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회사가 임신한 직원에게 전용 주차구역을 할당하는 제도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임산부 주차장은 인천과 경상남도 등 자치단체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얌체 운전자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자 : 장애인 주차구역 정도는 알고 있는데, 임산부 따로 된 경우는 많이 못 봤어요, 아직은.]

게다가 분홍색 표시가 벗겨져 쉽게 알아볼 수 없고, 폭이 일반 주차면과 같아 임신한 여성이 차에서 타고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있는 지하철도 배려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배가 볼록한 임신부가 앞에 서 있어도 승객들이 못 본 척 외면합니다.

[정난영/33세, 임신 6개월째 : 제가 당당하게 비켜주세요. 저 임산부에요라고 그렇게 말을 하기도 그렇고, 기꺼이 양보해주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초기 임신부도 승객들에게 알려 자리를 양보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임산부 마크를 나눠주고 있지만 이 또한 흐지부지되고 있습니다.

[어디서 받는지 모르겠는데…]

[(마크) 주는 사람 아무도 없던데요.]

홍보가 잘 안 된데다 예산도 줄면서 제작 물량이 수요 대비 5분의 1로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임신부들이 진땀 나지 않도록 하는 기본적인 배려 없이는 아무리 좋은 출산 장려 정책을 만들어도 공허할 뿐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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