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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가까운데 더 낸다?…이상한 유류할증료

[취재파일] 가까운데 더 낸다?…이상한 유류할증료
1980년대 말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뒤 여행자수가 급격히 늘면서 지난 2005년 해외여행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올해 해외여행객 수가 1,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비행기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은 타봄직한 비행기에는 유류할증료라는 추가운임이 붙어 있다. 항공운송사업은 사업 특성상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영업비용 가운데 외생변수인 유가 비중이 30~40%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는 이런 위험을 피하게 해주는 변동요금인 셈이다.

◈ 유류할증료, 거리에 따라 부과?

지난 8일 인천공항을 찾았다. 이날 오후도 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몇몇 여행객들에게 유류할증료가 어떻게 부과되는지 물어봤다. 대부분 거리나 시간에 따라 부과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큰 틀에서는 맞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실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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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거리가 1,219km인 인천-도쿄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25달러이다. 반면 914km인 인천-베이징 구간은 44달러이다. 거리는 300km나 짧은 데 요금은 19달러, 76%나 더 비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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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뉴욕은 인천에서 11,070km로 7,338km인 하와이보다 3,700km이상 더 멀다. 비행시간도  뉴욕이 5시간 더 길다. 하지만 유류할증료는 154달러로 똑같다.

중국 우루무치와 베트남 호치민, 태국 방콕은 비행거리가 3,300~3,700km 정도로 모두 6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유류할증료는 중국 우루무치만 44달러다. 베트남 호치민과 태국 방콕은 58달러로 14달러 더 비싸다. 왜 그럴까?

◈ 권역별로 동일 요금 부과

유류할증료를 거리나 유류사용량이 아닌 권역에 따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류 할증료를 책정하는 국토교통부는 국제선의 경우 미주와 유럽 등  전 세계를 7개 권역으로 나눠 거리에 관계없이 권역별로 같은 유류할증료를 물리고 있다.

그나마 지난 2005년 4월 처음 도입될 당시에는 장거리, 단거리, 일본, 제주/부산-후쿠오카 4가지로 분류됐다. 하지만 비행거리와 요금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해 변경안이 나왔고 미주, 유럽, 중동/대양주, CIS/서남아, 동남아, 중국/동북아, 일본/산둥성 등 7개 권역으로 세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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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이 세분화됐다고는 하지만 거리와 요금이 일치하지 않다보니 여행객들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측은 비행기의 경우 이착륙 때 연료소모가 많기 때문에 택시처럼 km당 요금으로 계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아예 항공사 자율에 맡기거나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은 현재 우리와 같이 권역별로 유류할증료를 매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행거리와 요금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향후 시행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편익제고와 국제항공업계 추세 등을 고려하여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 국내선 유류할증료 담합 의혹

국제선도 국제선이지만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따져볼 부분이 있다. 국토부의 인가나 신고절차를 거쳐야 하는 국제선과 달리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항공사 자율에 맡겨져 있다. 쉽게 말해 각 항공사가 자신들이 적정하다는 생각하는 요금을 정해서 일정기간 고시만 하면 된다.

그런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티웨이 등 모든 국내선 항공사의 유류할증료가 10월 현재 12,100원으로 똑같다. 지난 2010년 자료부터 살펴본 결과 티웨이가 100원 싸게 책정해온 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올해부터는 7개 항공사의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백원 한푼 다르지 않았다. 항공사마다 형편이 다 다를 텐데 대형 항공사와 저가 항공사가 모두 동일한 유류할증료를 물리고 있는 점에서 자율 결정이라는 말이 무색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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