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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뭘 노리나

'핵 병진노선' 관철 보여주며 핵능력 높여 대미 압박 의도

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뭘 노리나
북한이 폐쇄했던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이 확인함에 따라 북한의 노림수에 관심이 쏠린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8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지난 8월께 영변 5㎿급 원자로의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3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원자로 냉각 시스템의 배수관에서 온배수(hot waste water)가 배출되는 것이 목격됐다며 원자로 재가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은 지난 4월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하였던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이처럼 폐쇄했던 원자로의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대내외를 겨냥한 다목적용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내부적으로 지난 3월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한 만큼 이를 실행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면서 채택한 국정목표인 만큼 이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결정된 입장을 관철한다는 의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주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흑연감속로 방식의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면 폐연료봉을 추출해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는 만큼 핵능력을 대외적으로 높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원자력총국 대변인도 "우리 원자력부문 앞에는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여야 할 중대한 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핵무기 개발 능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플루토늄에 기반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돼 생산되는 플루토늄은 곧바로 핵무기로 만들어져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은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통해 핵무기 생산 능력을 높임으로써 미국 등에게 6자 회담의 조기재개 필요성을 촉구하는 셈이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은 중국 베이징에서 최근 열린 국제회의와 미국 민간 학자와 세미나에 잇달아 참석해 조건없는 6자 회담 재개를 요구했다.

따라서 북한은 중국의 도움과 잇단 유화 제스처에도 미국과 한국 등이 6자 회담에 응하지 않자 원자로 재가동이라는 강경카드로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가는 것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봐야 한다"며 "핵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시간이 미국편이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의도에도 6자 회담이 조기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이 내부적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고 대외적으로 시리아와 이란 문제 등에 주력하고 있어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6자 회담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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