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화려한 결혼식에 하객으로 초대된 친지, 친구들에게 축의금 부담은 장난이 아닙니다. 한 사람당 10만 원 가까운 식사를 대접 받으면서 축의금 봉투에 3만원, 5만원을 넣을 수 없습니다. 중국인들에게 물어보니 요즘 웬만한 경우에 축의금으로 1천~2천 위안을 낸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 17만 원에서 36만 원 정도입니다. 좀 친하고 체면을 살려야 하는 관계라면 5천 위안을 넘기기도 한답니다. 거의 1백만 원에 가까운 돈입니다.
중국의 한 결혼 정보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이번 국경절 기간에 청첩장을 받았는지를 조사한 결과 절반 넘는 응답자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몇 장이나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44%가 2장 내지 3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중국의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의 월급이 5천 위안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경절에 초청 받은 결혼식 몇 군데만 다녀오면 한 달 생활비가 축의금으로 나가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철환 작가님이 자신의 경험을 쓴 '축의금 1만3천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봅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도 많겠죠. 하지만 축의금의 본질을 이만큼 잘 그려낸 산문을 보지 못해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약 10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 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하지 말아 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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