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가 지난 7월 모하메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하기 수 개월 전에 언론을 군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문제를 논의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 자료가 공개됐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NYT는 이집트 군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7월 3일 권력을 장악하기에 앞서 수 개월 전에 언론 매체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를 논의했음을 보여주는 한 동영상 자료가 이슬람 성향의 인터넷 웹사이트인 RNN을 통해 공개됐다고 밝히고, 이 동영상은 민간이 주도하는 체제에 대해 군인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의 일단을 엿볼 수 있게 한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RNN을 통해 유출된 동영상은 이집트 군부지도자 압둘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소집한 사적인 모임을 촬영한 것으로, 모임에 참석한 군 장교들은 군에 대한 공개적인 조사에 대해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군에 대한 공개적인 조사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민중봉기로 축출되기 전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특히 모임에 참석한 장교들이 언론의 뉴스 보도를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과거 수십 년 동안 군을 보호해온 `레드라인'(한계선)을 복원하라고 주문하는 내용이 동영상에 포함돼 있다.
장교들은 20여 개의 주요 언론 매체 소유주들에게 `자체 검열'을 하도록 압력을 넣을 것을 엘시시 국방장관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엘시시 국방장관은 장교들에게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자신도 언론 매체에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인내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언론의) 동맹자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언론에 대해 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시 국방장관은 "혁명은 우리와 군대뿐만 아니라 전체 국가에 대한 모든 족쇄를 해체했다"면서 "모든 규칙과 족쇄들이 해체됐고 현재 재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모임에 참석한 군인들이 겨울용 군복을 입고, 작년 12월 시행한 국민투표에 대해 언급하는 점을 미뤄볼 때 이 모임이 이 무렵에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엘시시 국방장관 주최의 모임이 군부 권력 장악 이후 단행된 주요 언론매체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의 전조가 됐다고 전했다.
군부가 이끄는 이집트 과도정부는 집권 후에 이슬람 성향의 방송사인 `알하페즈'와 무르시 정권을 지지해온 신문사를 폐쇄했으며, 이집트 경찰은 과도정부나 군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언론인들을 체포했다.
현재 이집트의 신문과 방송에서는 엘시시 국방장관 주최 모임에 참석한 장교들이 바라던 대로 군부를 응원하고 이슬람 세력을 `악마화'하는 목소리만이 들리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RNN 관계자는 이 동영상 자료를 군부 내부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혔으며, 이집트 군부는 동영상 유출 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NYT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전 언론장악 논의"
"작년 12월 국민투표 무렵 엘시시 국방장관 주도로 모임"<br>"7월 3일 군부 정권장악 후 단행된 언론탄압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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