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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좁은 고졸 취업문…'능력제'가 관건

<앵커>

서울의 한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나와 있습니다. 이 학교는 졸업생 취업률 100%라는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시장 전반을 보면 고졸 일자리가 많지도 않고 또 직장 내 학력차별도 만만치가 않아서 너도나도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게 현실입니다. 착한 성장 연속기획, 오늘(2일)은 고졸 취업의 팍팍한 현실과 과제를 알아보겠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21살 최승현 씨는 2년 차 은행원입니다.

특성화고 출신으로 20년 만에 금융권 취업 문이 고졸자에게 열리면서 진학 대신 취업을 택했습니다.

[최승현/IBK 기업은행 : 고졸이랑 대졸의 임금 차이도 없고 교육의 차이도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쪽이 더 메리트가 있다 생각해서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쪽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최 씨처럼 괜찮은 직장을 구한 고졸 취업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은 30.2%, 특성화고처럼 직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고교졸업생도 취업률은 40% 정도에 불과합니다.

시판용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고등학생들.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많지만, 취업률은 높지 않습니다.

이 분야에서 고졸자를 잘 뽑지도 않는데다, 취업해도 제대로 된 업무를 맡기가 힘듭니다.

[강명주/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직업교육부장 : 그 기획부터 시작해서 모든 일들이 다 해왔던 아이들인데, 막상 회사들어가면 부분적인 일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네들의 역량을 충분히 이렇게 펼칠 수가 없어서 많이 고민들을 하고 그러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좁은 취업 문에 학력 차별까지 걱정하다 보니 너도나도 대학으로 몰립니다.

[김란경/한국애니메이션고 2학년 : 대학 안가면 회사에서도 올라가기도 힘들고, 커피만 탈지도 모른다 이러시고. 뭔가 대학은 꼭 가야 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니까.]

일자리 부족 속에 과잉 공급된 대졸자가 종전에 고졸 일자리까지 진입하다 보니 고졸자는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듭니다.

대졸자 역시 시간과 돈에서 손해를 보는 셈인데,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19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의 채용과 임금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고졸이든 대졸이든 해당 직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같은 일에는 학력에 관계없이 같은 임금을 주는 겁니다.

정부도 각종 직무에 필요한 능력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김선태/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실장 : 대졸자나 고졸자를 구분하지 않고 직무수행에 필요한 어떤 기능이나 기술을 얼만큼 습득했느냐 그거를 보기 때문에 다시 재교육을 해야 된다든지 하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더불어 기업들이 승진 같은 인사제도에서 학력보다 해당 직무의 능력을 더 중요하게 반영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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