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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가장 아름다운 선생님…가장 아름다운 감사

요즘 중국은 국경절 연휴 기간입니다. 건국 기념일인 10월1일부터 일주일 동안 쉽니다. 국경절 직전에는 매번 도덕모범장려상 시상식을 갖습니다. 중국 각계각층에서 말 그대로 도덕적으로 모범이 될만한 사람을 뽑아 주는 상입니다. 대단한 영예로 여겨집니다.

TV에서 중계되는 시상식을 보다가 수상자 가운데 한 선생님의 사연이 마음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서 일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장리리라는 올해 31살의 젊은 선생님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생님'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찾아보니 사건 발생 당시 우리나라에도 보도가 됐더군요. 하지만 그 후일담을 포함해서 다시 한번 소개해보겠습니다.

첨부한 동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 기사를 접하시는 분은 혹시 동영상을 볼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SBS 홈페이지의 뉴스 사이트에서 취재파일 항목으로 들어가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리리는 헤이롱장성 자무쓰시의 한 중학교 국어교사였습니다. 흔한 말로 인기짱의 선생님이었습니다. 박봉에도 월급을 쪼개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줄 만큼 학생들을 사랑하는 분이었습니다. 결혼한 지 채 2년이 안된 새신부이기도 했습니다.

재작년 그러니까 2011년 5월8일 사고가 났습니다. 하교 지도를 하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한 트럭이 정차한 버스의 뒤를 들이 받았고 그 서슬에 버스가 서 있는 학생들을 덮친 것입니다. 장 선생님은 순간 몸을 던져 위험에 빠진 두 명의 학생을 앞으로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하반신이 버스에 깔리고 말았습니다.

취재파일
다리는 물론이고 척추와 골반뼈까지 골절되는 중상이었습니다. 장 선생님은 두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일주일이나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병실 밖에서 울며 깨어나기를 기도했습니다. 장 선생님은 하얼빈의 큰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자무쓰시를 떠나는 날, 늦은 밤인데도 수백명의 시민이 병원으로 모여들어 뜨거운 박수로 선생님을 배웅했습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쾌유를 빌었습니다. 하얼빈으로 가는 길에는 행여 길을 잃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까봐 하얼빈시의 택시가 모두 나와 길가에 늘어서  전조등을 환하게 밝히며 길을 안내했습니다.

이런 모두의 응원과 기도에 힘입어 장 선생님은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비록 두 다리를 잃었지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사라고 자처했습니다. 훌륭한 교육인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받았습니다. 올해 6월부터는 모두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베이징으로 올라와 베이징 사범대학 특수교육대학원의 석사 과정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영예로운 도덕모범상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이 세상이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의심스럽게 만드는 일들이 잇따릅니다. 성경 속 소돔과 고모라마냥 불벼락을 맞아도 할 말이 없다 여겨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장 선생님 같은 분이 이 세상에 있기 때문에, 또 그런 분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따뜻한 인간의 선의가 지금도 어두운 사회 구석구석에서 촛불처럼 빛나고 있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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