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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억 들였는데…잠자는 '골목형 소방차'

<앵커>

좁은 골목길 화재는 작은 불도 큰 피해를 남깁니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크기를 줄인 골목형 소방차인데 활용이 안되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긴급 진단했습니다.



<기자>

좁디 좁은 골목길.

큰 길가에 세운 소방차에서 호스를 끌어와 연신 물을 뿌리지만 불은 계속 옆으로 옮겨붙습니다.

지난 4월 서울 흥인동 가구 거리, 그제(29일) 서울 중부시장, 그리고 어제 이태원 상가 화재까지 불은 모두 좁은 골목에서 시작됐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시장 골목입니다.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상인들이 내놓은 물건마저 쌓여 있다 보니 작은 불에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소방당국이 지난 2002년부터 도입한 게 '골목형 소방차'입니다.

1톤 화물차를 개조 한 '미니 소방차'입니다.

도입된 미니 소방차는 98대.

그런데 한 달 평균 출동 횟수가 세 차례에 불과합니다.

미니 소방차가 배치된 소방서의 월 평균 화재 발생 건수가 12.8회인 걸 감안하면 사실상 잠자고 있는 겁니다.

물탱크 용량이 작고 운용인력이 없는 게 원인입니다.

[소방관 : 아무래도 탱크가 작다 보니까, 물을 2분 정도, 길어야 3분 안으로 다 소실이 돼 버려요.]

[소방관 : 저 차 단독으로 나가도 대원이 없어 활동할 수가 없어서 차량만 따라가는 실정이죠.]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골목이 막힌 현실에서 미니 소방차도 무용지물일 때도 많습니다.

[강기윤/ 새누리당의원  : 활용도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의용 소방대 같은 곳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그런 부분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98대를 도입하는데 들어간 예산은 38억 원.

지금처럼 활용도가 낮다면 추가 도입 계획을 재고하고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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