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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농구 LG, 결실 맺은 김종규 사랑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김종규 영입

[취재파일] 프로농구 LG, 결실 맺은 김종규 사랑
프로농구 LG에 경사가 났습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농구 최고의 센터인 경희대의 김종규를 품에 안은 것입니다. 김종규를 향한 LG의 사랑은 정말 눈물겨웠습니다. 그 과정이 유별났기에 비난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농구 팬들은 잘 알겠지만 지난 시즌 LG는 동부, KT와 함께 '고의 져주기 의혹'을 받았습니다. 7위 이하를 기록하면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3.5%의 확률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일부러 성의 없는 플레이로 일관한다는 의심이었습니다. 물론 LG 구단은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요. 시즌이 한 창 진행중이었던 지난 1월 특급 용병 로드 벤슨을 모비스로 트레이드해 의혹을 촉발시켰고, 결국 8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시즌이 끝나자 마자 LG가 벤슨을 이적시킨 이유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 대가로 모비스로부터 가드 유망주 김시래를 데려온 것입니다. LG의 리빌딩 작업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귀화 혼혈 선수 문태종을 6억 8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데려왔습니다. 문태종은 김주성과 양동근을 제치고 올 시즌 최고 연봉 선수가 됐습니다. 가드에다 슈터까지 가세한 LG의 마지막 남은 퍼즐 한 조각은 토종 빅맨이었습니다. 토종 빅맨은 두말할 나위 없이 김종규였습니다.

김종규 경희대


김종규는 긴 수식어가 필요없는 대형 센터입니다. 2m 7cm의 장신에다 탄력과 유연성, 스피드까지 갖춰 경희대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우리나라의 3위를 이끌며 맹활약했습니다. 서장훈과 김주성의 대를 이을 한국 농구의 센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LG 구단 측은 겉으로는 담담한 모습이었습니다. 하늘의 뜻에 맡기고 결과를 차분하게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자신들이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며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간절하고 초조했습니다. 드래프트장에 마련된 각 구단 테이블에 가장 먼저 테이블보를 깔면 1순위를 뽑는다는 오랜 미신(?)에 따라 드래프트 당일 가장 먼저 테이블보를 설치했고,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김종규의 이름과 배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미리 제작해 오는 정성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추첨 예행 연습에서 1순위를 뽑아 기대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김종규 연합 500


드디어 1순위를 가리는 추첨이 시작됐고, LG의 구슬이 나오자 단장과 감독과 코치, 프런트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김종규를 향한 눈물겨운 구애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진 감독이 미리 준비한 유니폼을 김종규에게 입혀주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김종규 또한 자신을 원한 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며 대학에서 그러했듯 프로농구판도 한 번 뒤집어 보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가드 김시래, 슈터 문태종에 이어 김종규의 영입으로 마지막 남은 퍼즐 한 조각을 완성한 LG는 일약 새 시즌 우승후보로 떠올랐습니다. LG 구단으로서는 2001년 송영진 이후 12년만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뽑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모진 비난을 감수하고 김종규 영입이라는 소원을 성취한 LG가 사상 첫 우승이라는 숙원을 이룰지 관심입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또다른 행운의 주인공은 삼성이었습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6위를 차지해 상위 순번을 뽑을 확률이 1.5%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200개 구슬 가운데 삼성 몫의 구슬은 3개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47개의 구슬을 가진 KT를 제치고 4순위를 뽑는 행운을 누리자 삼성 테이블에서는 '이게 웬 떡이냐'며 깜짝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바늘 구멍을 뚫은 삼성은 고려대 가드 박재현을 영입했습니다. 박재현은 올 시즌 고려대가 아마농구를 평정하는데 있어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김승현의 노쇠화로 걱정했던 삼성으로서는 박재현의 가세로 가드진을 보강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드래프트에서 유독 행운이 많았던 KCC는 2순위로 '제2의 허재'로 불리는 가드 김민구를 영입했고, 가드진 보강이 절실했던 동부도 경희대 삼총사 중 한 명인 가드 두경민을 데려와 쏠쏠한 소득을 올렸습니다. 반면 KT는 23.5%을 확률을 갖고도 1.5%의 삼성에 밀려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김종규,김민구,두경민 경희대 삼총사 때문에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았던 신인드래프트가 끝나고 프로농구는 오는 12일 새 시즌을 시작합니다. 한국 농구 인기 부활을 이끌었던 이들 대어급 신인들이 올 시즌 프로농구에도 새 바람을 몰고 있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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