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정쟁을 벌이면서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개혁정책인 건강보험개혁안, 오바마케어를 놓고 민주·공화 양당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진보·보수 진영의 '이념 논쟁'으로까지 번지면서 우리시간 내일 낮 1시가 시한인 협상 타결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어제 오는 12월 15일까지 현 수준의 예산을 집행하되 오바마케어 시행을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수정예산안을 상정해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상원이 다수당인 민주당은 수정예산안을 상원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백악관은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원은 예산안 처리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둔 내일 새벽에야 전체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어 지난 3월 발동한 시퀘스터처럼 셧다운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상원과 하원이 협상 시한 마감을 전후해 한 달 이내의 초단기 예산안을 임시방편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 업무를 중단하게 되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95년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무려 21일 동안 정부운영이 중단되면서 빚어졌던 엄청난 혼란이 재연될 수 있습니다.
국경 경비나 해외 파병 군인의 근무 등 국방·치안을 비롯해 육류 검역, 항공교통 관제 등 핵심 업무는 지속되지만 이들 분야를 제외한 비핵심 서비스가 중단됩니다.
이 경우 80만명에 달하는 연방공무원이 강제로 무급 휴무해야 하는 일시해고 상태에 빠집니다.
특히 1995년 당시에는 일부나마 세출법안이 통과됐지만 이번에는 전혀 처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치권은 연방정부의 셧다운 여부를 떠나 다음달 초 곧바로 국가 부채 한도를 상향조정하는 협상에 돌입해야 합니다.
여야 및 백악관이 다음달 17일까지 현행 16조7천억달러의 연방정부 채무 상한을 다시 올리는 데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은 디폴트, 즉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사태라는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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