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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회계연도 마지막 주 지출 '물 쓰듯'

5주간 20% 지출…셧다운 위기 속 불용예산 처리 '눈총'

미 정부, 회계연도 마지막 주 지출 '물 쓰듯'
지난주 미국 보훈부는 56만2천달러(약 6억원) 상당의 예술작품을 사들였다. 농무부는 하루만에 프린터 토너카트리지를 14만4천달러(약 1억5천만원) 어치 사들였다. 주(州) 방위군은 엄청난 물량의 총알을 사들이고 나서 장병들을 동원해 사격장에서 기관총으로 쉴새 없이 쏴대면서 이를 모두 없앴다.

미국 연방 정부기관들의 이런 비정상적인 지출은 이른바 '쓰지 않으면 잃는다(Use it or Lose it) 시즌'이 돌아온 데 따른 것이다.

매년 9월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내에 예산을 다 쓰지 않으면 남은 돈은 무용지물이 될뿐 아니라 불용액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다음 회계연도의 예산 삭감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 예산안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장 다음 달 1일부터는 돈이 없어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될 수 있는 상황에서 돈을 물쓰듯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정부의 회계연도 마지막주 '낭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2010∼2012회계연도의 마지막 5주간 연방정부가 지출한 액수는 매년 한해 예산의 20%에 육박했다. 특히 매년 마지막 주에만 4천500만달러 넘게 지출돼 한 해 예산의 약 9%를 차지했다.

전직 국무부 관리인 딘 싱클레어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모두 나쁜 사람들이라는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이런 나쁜 결정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회계연도가 끝나가는 시점에 재무부에 쓰고 남은 예산을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관리직 공무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을 위시한 행정부는 매년 예산안을 둘러싼 정쟁으로 예산 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이 때문에 연방 정부기관들이 세밀한 지출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낭비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회계연도 막판에 지출이 몰리면서 워싱턴DC의 정부 계약업체들은 최근 '성수기'를 맞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정보기술(IT) 관련 정부 계약업체인 이믹스그룹의 아트 리처 대표는 "한해 사업의 25%는 이번 달에 이뤄진다"면서 직원들이 하루에 세 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하면서 자정까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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