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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영화계 스크린 독과점의 비밀

<앵커>

극장가에서 잘 나가는 영화는 상영관을 독차지합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스크린을 많이 확보한 영화에 관객이 집중된다고도 할 수 있죠. 우리 영화계의 큰 문제점, 스크린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추석연휴 5일 동안 전국에서 상영된 영화는 모두 139편.

이 기간 영화 '관상'의 상영횟수 점유율은 42%였습니다.

이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아이언맨3'의 상영 점유율은 최대 56%,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47%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올해 흥행 1위인 아이언맨3는 27%, 지난해 1위였던 어벤져스는 25%였던 것과 크게 비교됩니다.

[최광희/영화평론가 : 자신이 보고자 하는 영화보다는 스크린에 많이 걸려 있는 영화를 억지로 보게 됩니다. 일종의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라 강제 관람의 그런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죠.]

극장 체인의 스크린 배정은 매주 월요일 배급사와의 협상을 통해 주간 단위로 결정됩니다.

극장 측은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을 근거로 잘 나가는 영화는 우선 배치합니다.

하지만, 중소 영화들은 경쟁 조건 자체에서 차별을 받습니다.

예매사이트에서 대작 영화는 주말을 포함해 사나흘 뒤까지 예매가 가능하지만, 중소 영화들은 언제든지 상영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예매 가능일을 주말 직전 하루 이틀로 제한합니다.

그나마 중소 영화에 배정됐던 스크린도 주말이 되면 대작 영화들로 채워지기 일쑤입니다.

[영화계 관계자 : 계약서를 쓰지 않으니까 위반은 아니죠. (스크린 배정은) 구두 협의인데다가 (상영 수를) 담보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극장의 입장이니까….]

[버틀스트테 커번/프랑스 영화감독 : 프랑스에선 10개 상영관에 10개 영화가 상영됩니다. 대작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 그런 사람도 있죠. 극장은 이런 모든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줘야죠.]

한 극장에서 특정 영화의 점유율을 30% 이하로 제한하거나 극장마다 한 개 이상의 중소 영화 전용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현상,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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