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여 명의 사상자를 냈던 경북 구미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난 지 어제(27일)로 딱 1년이 됐습니다. 주민들의 상처는 아직 채 아물지 않았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고와 함께 가동이 멈춘 불산 공장.
곳곳이 부식돼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한우 축사는 1년째 텅 비어 있습니다.
[피해 농민 : 못 넣잖아요. 아직 찝찝하고 그래서. 공단에서 큰 소리, 뻥 소리가 나면 또 뭔가가 안 터졌는가. 항상 불안해하고 있는 거지, 이 동네 사람들은.]
마을의 주 소득원이었던 과수원에는 올 가을 수확의 기쁨은커녕, 이렇게 언제 자라려나 싶은 어린 묘목들만 심어져 있습니다.
피해가 덜 했던 포도 농가들도 울상입니다.
[포도 상인 : 아직 개시도 못 했어요. 전부 놀고 있잖아. 전에는 잘 팔렸는데. 내년 후년까지 가면 몰라도…]
구미에 이어 청주와 화성 등에서도 불산이 누출되는 등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랐습니다.
올 들어서만 64건의 유독물질 누출 사고로 10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습니다.
정부는 사고업체에 매출액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등 관련 법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산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하위 법령을 통해 규제를 다시 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이를 고치기 위한 대책마저 용두사미로 끝날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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