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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으면 혼나야지"…취재 응한 직원 불똥

<앵커>

공영주차장 부스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의 문제점. 저희가 보도해 드린 적이 있는데 엉뚱한 곳으로 불길이 번졌습니다. 당시 SBS 취재에 응했던 직원들이 일일이 색출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6일, SBS 8뉴스)

부스에 있어야 할 공공근로자들이 그늘에 한데 모여 있습니다.

[(선풍기 달아보셨어요?) (꺼냈다가) 햇빛이 덜 들어와서 그런가 하여튼 안 돌아가서 집어넣었어요.]

부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문제였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이 주차사업팀에 보낸 공문입니다.

SBS 취재에 응했던 비정규직 주차관리 근로자 3명을 조사하라는 내용입니다.

시설관리공단을 찾아가봤습니다.

실제로 해당 근로자 가운데 한 명이 건물로 들어갑니다.

따라가 봤더니 지하의 한 회의실.

문을 두드리자 한 남자 직원이 나옵니다.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 직원 : (어떤 조사를 하는 거예요?) 그건 왜요?)

주차 근로자를 왜 조사하는지 묻자 대뜸 큰 소리입니다.

[여기가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에요? 여기가? (취재를) 하게 되면 얘기를 하고 들어오든지 해야지.]

취재요청을 하자 자리를 피해 버립니다.

[(안 하신다는 거죠? 안 하신다는 거죠? 취재 요청에 거부하신다는 거죠?)]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업무가 바쁘다며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조사 지시를 내렸다는 책임 간부를 만나봤습니다.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 간부 : 회사에 도움되는 얘기, 예를 들어 자기네가 "좀 덥다. 전체가 다 그런 거죠. 다 더운데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게다가 보도 직후 공단은 관련 부서의 팀장과 차장을 인사 조치했습니다.

[보고해야 할 거 아니에요. 언론 대처를 잘못했으면 혼나야지.]

[안진걸/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사회적으로 관심사이거나 공공이슈에 대해서는 의견도 표명하고 토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을 못하는 그런 지자체나 그런 사회는 오히려 죽은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취재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힘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찾아내 조사하는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

해당 근로자 세 명을 조사한 뒤 다음 주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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