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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암 투병 끝 별세

<앵커>

'영원한 청년작가'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오랜 암투병 끝에 어제(25일) 눈을 감은 소설가 최인호 씨는 평소에 '환자로 죽지 않고 작가로 죽겠다'고 말하며 끊임없는 창작열을 불태웠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벽구멍으로'가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 고인은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던 7,80년대, 암울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처받던 청춘들은, 날카로운 감수성으로 소외된 개인을 그려내는 고인의 작품으로 위로받곤 했습니다.

100만 부가 팔렸던 '별들의 고향' 그리고 '겨울 나그네', '고래 사냥' 등은 영화로도 제작돼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故 최인호 씨 생전 인터뷰 : 나는 스스로 자체가 자유인이기 때문에 니체의 말처럼 어느 체제 자체를 싫어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니까 영화 쪽으로 많이 갔죠.]

'왕도의 비밀', '잃어버린 왕국', '길없는 길' 80년대 말부터는 역사와 종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악필이지만 한 자 한 자 정성이 묻어나는 육필, 5년 전 침샘암 투병이 시작된 뒤에도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집필하고,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선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내며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습니다.

[김홍신/소설가 : '나는 작가로 죽고 싶다, 너도 작가로 죽어야지 않느냐'고 말했어요. 그건 최인호 씨의 변치 않는 신념 같은 것이었어요.]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 문학의 힘으로  아픈 이들을 보듬었던 고인.

스스로에게도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으며 '영원한 청년 작가'로 우리 곁에 남았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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