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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RO'모임의 실체

"민혁당에 뿌리…이석기 정점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공소장 절반이지만 '반국가단체 구성죄' 적용 못해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RO'모임의 실체
수원지검이 26일 법원에 제출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공소장(68페이지)의 절반은 'RO' 관련 내용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북한 대남혁명 전략을 추종하는 지하혁명조직'이 RO의 실체라고 규정하고 있다.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고 강령까지 갖춘 세포단위 조직의 지하당이라고 상세히 설명했지만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죄를 제외, '무리한 수사'냐 '미완의 수사'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민혁당 사건 후 지하혁명조직 구상…주체사상 지도이념" 연합뉴스가 단독 입수한 이 의원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RO가 반국가단체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에 뿌리를 뒀다고 명시했다.

민혁당은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대표적 사례로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가 핵심인물이었다.

이 의원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고 사회주의 정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민혁당 사건으로 2002년 5월 체포돼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8·15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그는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을 지냈지만 "당시 수배 중이라 민혁당에 가담해 활동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출소 후 민혁당의 실패 원인을 분석, 새로운 '영도책"', '조직보위', '사상학습과 검열' 등이 한층 강화된 새로운 지하혁명조직의 사업방향을 구상했고 이같은 구상이 현재 RO를 통해 상당 부분 실현됐다고 공소장에서 설명했다.

또 RO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점, 조직보안을 위해 강령·규약을 성문화하지 않고 암기하는 점, 조직원간 위장명칭을 사용한 점, 단선연계 복선포치(布置) 등 지하당 운영방식에 따르는 점, 전자저장매체 사용 등 민혁당과 유사한 특징이 있다고 적시했다.

RO의 강령은 ①우리는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남한 사회의 변혁운동을 전개한다 ②우리는 남한사회의 자주·민주·통일을 실현한다 ③우리는 주체사상을 연구하고 전파 보급한다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엄격한 위계질서…비밀주의로 조직 보위" 검찰은 RO가 이 의원을 정점으로 경기동부, 경기남부, 경기중서부, 경기북부 등 4개 지역별 조직과 중앙팀, 청년팀 등의 개별조직으로 구성됐다고 공소장에서 설명했다.

3∼5명으로 구성된 세포단위 조직을 단계별로 배치해 총책→상급 세포책→하급 세포책→세포원으로 이어지는 지휘통솔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또 각 단위 세포책을 통해 전체 세포원들에게 조직의 지침을 하달하거나 세포원의 사상학습, 조직활동 등을 수시 점검·지도해 조직의 방침이 말단 세포원에까지 관철되는 엄격한 위계질서를 갖췄다고 검찰은 밝혔다.

개인·조직단위별로 3·6·9월 분기 총화와 11월 연말 총화를 실시했다고 했다.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사분란한 지휘체계는 지난 5월 8일 소집령에 따른 경기도 광주 비밀회합에서 조직원의 기강해이를 질타하고 해산시킨 뒤 이틀 뒤 서울에서 130여명이 집결하는 모습에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통신보안(공중전화 사용 등), 컴퓨터보안(노트북 전원 끄고 모임 진행 등), 문서보안(학습내용 담은 종이 소각), USB 보안(위험상황 시 침 파손 등), 외부활동 보안(목적지 前 정류장에 내려 도보 이동 등) 비밀주의로 조직을 보위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무리한 수사인가 미완의 수사인가 이번 사건과 관련 다수의 사법당국 관계자들은 "RO를 종북세력으로 판단하는 검찰과 국정원 입장에서 볼때 이번 사건 수사의 본류는 'RO와 북한과의 연계 여부'와 '반국가단체 구성 여부' 규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민혁당사건의 경우 김영환씨가 북한 노동당 산하의 225국과 연계된 점이 확인돼 민혁당이 반국가단체로 판결났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북한 관련 부분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등 RO를 반국가단체로 엮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검찰이 공소장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RO에 대해 설명한 점으로 비춰 증거자료로 제출하기 어려운 여러 혐의 입증 자료를 확보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본류에 이르지 못한 무리한 수사일 수 있고, 증거자료 제출에 애로가 있는 미완의 수사일수도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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