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역 정부의 구걸 금지 정책이 기본권을 침해한 헌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25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그랜드캐년 관광 거점 도시로 유명한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시의회는 공공 장소에서 구걸하는 행위를 더는 단속하지 않기로 24일 결정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구걸 행위 단속이 헌법 위반이라는 소송을 제기하자 단속 중단을 의결한 것이다.
플래그스태프 시정부는 6년 전부터 구걸을 하려고 시내를 배회하기만 해도 잡아다 유치장에 가두는 등 강력한 구걸 방지 정책을 펴왔다.
최근 1년 동안 구걸을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된 사람이 135명이나 된다.
공공 장소에서 구걸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애리조나주 법률이 이런 시책의 근거였다.
그러나 지난 여름 잠복 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버스비를 구걸하던 77세 노파를 구걸 방지법으로 체포하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이 들고 일어났다.
법률가들은 "공격적이고 성가신 구걸 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플래그스태프의 도가 지나친 단속은 분명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시의회가 구걸 단속 중단을 의결한 것은 법률 다툼에서 패배가 뻔하다는 판단에 따라 소 취하를 끌어내려는 유화책이다.
미국에서 노숙자들의 구걸에 대한 지나친 단속이 역풍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 시정부도 미국시민자유연맹에 소송을 당한 뒤 부랴부랴 구걸 방지 조례를 완화했다.
유타주 아메리칸포크 시정부는 거리에서 팻말을 들고 구걸하던 남성 노숙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패소한 시정부는 이 노숙자에게 750달러를 변상했을 뿐 아니라 소송비용 5천300달러를 날렸다.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정부도 길거리에서 돈을 달라거나 차를 태워달라거나, 또는 일자리를 달라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다가 연방 법원에서 헌법 위반이라며 폐기 명령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 '구걸방지' 시책, 기본권 침해 논란속 잇따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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