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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날 죽일 것 같아…" 인천 母子 살인 사건 전말

"아들이 날 죽일 것 같아…" 인천 母子 살인 사건 전말
"여기입니다, 여기!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24일 오전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의 한 야산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인천 모자(母子) 살인' 사건에서 아직 찾지 못했던 장남 정모(32) 씨의 시신이 발견된 순간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남 정 씨의 시신은 비닐에 싸인 채 3등분으로 절단된 채 발견됐다.

야생 동물에 의한 훼손이 아니라 애초부터 훼손돼 있었다는 것.

차남 정모(29) 씨가 형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차남 부인의 진술이 결정적 실마리

'인천 모자(母子) 살인' 사건을 수사해 온 인천 남부경찰서는 지난 23일 강원도 정선의 한 야산에서 어머니 김모(58) 씨의 시신을 먼저 발견했다.

이곳은 차남이 강원도에 있는 카지노에 들를 때 지나가는 길목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시신은 청테이프로 손과 발이 묶여 이불에 싸인 채 여행용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지만 고의로 훼손한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에 걸쳐 차례로 '인천 모자(母子)'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차남의 부인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게 컸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차남은 자신의 혐의를 철저히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경찰은 용의자를 지목하고도 수사를 더 진척시키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달 22일 경찰은 차남을 존속 살해 및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할 정도였다.

수사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건 차남의 부인 김모(29) 씨가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난 17일 김 씨는 경찰에서 "남편과 자주 다퉈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14일쯤 화해하자면서 여행을 가자고 했다"며 "아주버니(장남 정 씨)의 차로 함께 출발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남편이 차를 세우고 나갔다가 한참 있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은 승용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무엇을 했는지 몰랐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존속 살해 혐의 차남, 왜 패륜을?

경찰에 따르면 퀵서비스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차남 정 씨는 지난 1년 동안 카지노 출입 기록이 32번에 이른다.

또 승용차를 여러 번 바꾸는 등 씀씀이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11년 결혼 당시 어머니가 마련해 준 1억 원 상당의 빌라를 8개월 만에 처분했고 현재는 월세로 살고 있으며 수천만 원 상당의 채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 씨가 어머니에게 수 차례 돈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큰소리도 오가는 등 마찰이 있었다는 주위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나를 죽일 것 같다"는 걱정을 털어놨다는 주변 사람들의 전언도 수사에 참고했다.

게다가 아직 미혼이었던 장남 정 씨 역시 이런 동생과 자주 다툼이 있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차남이 돈 문제로 가족과 다툰 뒤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고 있다.

# 가라앉은 차체도 결정적 증거

차남 정 씨는 범행을 자백하기 전까지 경찰의 추궁에 끈질기게 맞서온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대담하게 신고까지 하고, 형의 차를 몰고 나간 CCTV를 들이대도 "형 차를 탄 적이 없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어머니', '형'이라는 말이 나오면 움찔움찔 하는 등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불리한 진술 대신 묵비권을 행사해왔다.

그러자 경찰도 더욱 정교하게 수사망을 짜면서 정 씨를 구석으로 몰아갔다.

모자(母子)가 실종된 다음날 정 씨가 몰고 나간 차량의 차체가 유독 내려앉은 모습을 주요 증거로 채택한 것이다.

경찰은 같은 차종에 모자(母子)의 체중과 비슷한 무게를 싣고 CCTV로 찍어 비교해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는 경찰의 과학적 추론과 일치했다.

'125킬로그램 상당의 적재물이 실려 있다'는 회신을 받은 것이다.

그런 다음 정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인천~동해 IC~울진, 태백, 정선~제천 IC~인천으로 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더는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촘촘히 그물을 짠 경찰은 이미 확보한 정 씨 부인의 진술을 토대로 정 씨를 다시 체포해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

차남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2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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