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목숨 앗아간 위험한 등굣길…인도조차 없어

<앵커>

최근 한 대학가에서 대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그 현장에 가봤더니 하숙촌에서 학교까지 차들은 바쁘게 다니는데 사람만 다니는 인도가 아예 없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대학.

지난 12일 밤, 이 대학에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3학년생 허 모 씨가 버스에 깔려 숨졌습니다.

[경찰관계자 : (버스가) 우회전하는 사이에 학생이 넘어진 거예요. 그 바닥에….]

밤이 되면, 깜깜한 도로를 걸어 1킬로미터 떨어진 원룸촌까지 가야 하는 학생들.

항상 조마조마했는데, 사고까지 나니 더 불안합니다.

[최유정/대학생 : 친구들이랑 여럿이서 지나가면 그렇게 바로 차 옆에 바로 지나가고 이러면 바로 씽하고 지나가버리니까 치일뻔한 적도 있고….]

원룸촌에서 학교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전혀 없습니다.

도대체 이 길을 매일같이 다니는 학생들은 어떤 마음일지, 제가 카메라를 한 번 머리에 차고 직접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1m 남짓한 갓길로 걷다 보면, 옆으로 버스와 대형차, 승용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고, 갓길에 주차된 차라도 만나면 앞으로 갈 수조차 없습니다.

급커브에서는 신호마저 없어 학생들은 버스를 피해 다니기 바쁩니다.

[강보미/대학생 : 신호등도 없고 그리고 코너를 도는 버스가 잘 안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위험하다고 밤에 느낀 적이 많았어요.]

해당 지자체는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용인 처인구청 관계자 : 농사짓는데 경운기 등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인도 설치를) 못하게 한다고요. 그런 민원이 많아요.]

한 대학생 목숨까지 잃게 한 위험한 도로.

지자체는 내년엔 인도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