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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로비'에 밀린 미 의회…폭력게임에 '침묵'

해군시설 총격사건 후 오히려 게임업계 옹호 분위기

'업계로비'에 밀린 미 의회…폭력게임에 '침묵'
 미국 워싱턴DC의 해군복합단지(네이비 야드)에서 최근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정치권이 총기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폭력게임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건 용의자인 에런 알렉시스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폭력게임 규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사건 이후 정부기관의 시설보안, 총기구입자에 대한 신분확인, 전과자 정신질환 관리 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잇따랐으나 폭력게임에 대한 규제 주장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과거 총기난사 사건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로, 게임업계의 정치권 로비가 먹히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코네티컷 초등학교 참사 당시 리처드 블러멘털(민주·코네티컷), 프랭크 울프(공화·버지니아) 상원의원 등은 게임업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장했으며, 조 바이든 부통령도 대중매체의 폭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오히려 게임업계를 옹호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과거 폭력 비디오게임에 대한 연구를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던 제이 록펠러(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조차 "이번에 발생한 무분별한 폭력이 폭력 비디오게임의 영향을 받았는지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디오게임 규제에 대한 정치권 논의가 본격화한 지난 2007년 이후 게임업계가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면서 대(對) 의회 로비를 벌인 게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게임업체들의 모임인 '오락소프트웨어협회'(ESA)는 지난 6년간 정치권 로비자금을 2배 이상 늘렸으며, 올 상반기에만 약 260만달러를 로비에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네티컷 초등학교 참사 이후 이 단체는 '엘멘도르프 라이언' 등 내로라하는 로비업체들을 고용해 총기규제 정책을 주도한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스트인 에릭 휴이는 "점점 더 많은 의원들이 게임산업의 규모와 위력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총기난사 사건과 게임업계를 부당하게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군시설 총격사건 이틀 뒤 폭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새로운 비디오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 5(GTA 5)'가 출시된 것과 정치권의 이번 침묵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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