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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총선 D-5…최대 변수는 `반 유로' 정당 돌풍

신생 정당 AfD, 득표율 5% 넘으면 현 보수 연정 와해

독일총선 D-5…최대 변수는 `반 유로' 정당 돌풍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독일의 상징 건물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500유로 가짜 지폐를 태우는 이벤트가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이름이 적힌 띠를 두르고 있었고, 그 옆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가면을 쓴 여성이 가짜 돈을 한 움큼 쥐어흔들어 보이더니 드럼통 안의 화염 속에 던져 넣었다..

이어 소방차가 등장하고 차에서 내린 파란색 스파이더맨 복장의 'AfD' 대원들이 불을 진화했다.

`반(反) 유로'를 기치로 내건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베른트 루케 대표는 "우리는 (초고물가 시대인) 1923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돈을 태우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정부가 국민이 낸 세금을 유로존 재정위기국 지원에 사용하는 것을 비아냥거린 것이다.

이날 대중영합주의자 정당임을 자인한 AfD는 그러나 22일 총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 구성의 판세를 뒤바꿀 수 있는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4월 창당 이후 줄곧 2~3%에 머물렀던 이 당의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4%까지 치솟았다.

연방 하원 의석 배정 최소 기준인 5%에 불과 1% 포인트 차로 따라붙은 것이다.

AfD가 5% 커트라인을 넘길 경우 현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과 자유민주당(FDP)의 보수 연정은 사실상 정권 연정이 불가능하게 된다.

연정 소수정당인 친(親) 기업 성향의 자민당은 가뜩이나 15일 치러진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3.3% 득표율에 그쳐 '5% 룰'에 미달할 정도로 위태롭다.

총선에서도 5% 득표율을 넘길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AfD가 돌풍을 일으키면 자민당에는 바이에른주 참패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

AfD의 지지층이 주로 연정의 지지 기반과 겹친다는 점에서 AfD의 부상은 연정의 위기로 귀결된다.

지난 5월 Af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입 당원 중 1천명 이상이 기민당에서 넘어왔고 자민당은 AfD 출범 이후 587명의 당원을 잃었다.

반면에 사민당 출신은 558명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었다.

토마스 오퍼만 사민당 원내 총무는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것을 두고 한 지방지에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더는 자민당을 지지하지 않고 AfD로 옮겨간 것 같다"고 말했다.

AfD의 `5% 룰' 통과가 자민당의 `5% 룰' 미달로 연결되고 이는 연정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AfD의 돌풍을 예상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론조사 기관인 포르자의 만프레드 귈너 소장은 "AfD는 독일에 잠재해있는 우파 포퓰리스트의 입맛을 맞췄고 결국 그것이 5% 룰을 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엠니트의 클라우스-페터 쇠프너 소장은 "유로화에 염증을 느낀 골수 AfD 지지자들 외에도 기존 정치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의 표가 전체의 약 5%에 이른다"면서 "이들이 절반만 AfD에 표를 던지더라도 이 당이 연방 하원에 입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당이 비록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더라도 `반(反) 유로 정당'에 머무는 한 주요 정당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AfD가 원내에 입성하고 연정 소수 파트너인 자민당이 추락하게 되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사민당과 손을 잡는 대연정으로 갈 공산이 크다.

사민당은 재정건전성 제고와 긴축을 강조해온 메르켈의 기민당과 달리 독일의 적극적인 유로존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여왔다.

결국, 반 유로에 동조해 AfD에 던진 표는 오히려 대연정이라는 더욱 친(親) 유럽 성향의 정부 탄생을 가져오는 촉매제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AfD의 역설'을 인식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면 AfD의 돌풍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선거철을 맞아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사그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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