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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자 회담 불꽃 공방…손 속에 정(情)을 두다?

[취재파일] 3자 회담 불꽃 공방…손 속에 정(情)을 두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자 회담이 가시 돋친 설전 끝에 성과없이 끝났다. 아니 성과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안하니만 못하게 됐다. 회담 다음날 박 대통령은 "야당에서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그 책임 또한 야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계속 민주주의 회복을 거부한다면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회담을 통해 경색된 정국을 풀고 추석 전에 국회를 정상화하고자 했던 여야 모두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 가시돋친 설전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의제는 역시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과 요구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논의의 연장이었다. 하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시각차는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사과 문제. 박 대통령의 생각은 분명했다. 자신은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떠한 도움을 받은 바 없을 뿐 아니라 국정원에 지시를 할 위치도 아니었으며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을 사과하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책임자 처벌도 재판 결과가 나온 뒤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제까지 국가기관 등 측근 비리에 대해서 대통령의 사과는 예외없이 검찰 단계에서 했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선친이 긴급조치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가 37년만에 무죄가 났는데 그 판결을 내린 판사가 사과한다고 말했다며 전 정권 일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여야, 손 속에 정(情)을 두다

얼핏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무작정 평행선을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서로 간에 주장을 하면서도 일을 잘 풀어 보고자 하는 간절함도 곳곳에 묻어 있다. 대놓고 양보는 못해도 상대방에게 피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구석도 없지 않았다.

먼저 사과 부분. 박 대통령은 줄기차게 사과 문제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앞서 열린 순방 성과 보고 때 3자 회담을 언급하면서 "잘못된 게 있으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또 함께 고쳐 나가도록 노력을 하고, 어떤 경우든지 그런 걸로 민생이 희생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일종의 포괄적 유감 표명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경우 이는 곧 지난 대선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현했다는 얘기다.

김한길 대표의 발언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손 속에 정을 두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3자 회담 전 공개 발언을 통해 "국정원의 선거와 정치 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련의 민주주의 훼손 책임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사과가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분명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일련의 민주주의 훼손 책임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사과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직접 책임을 지는 사과가 아니라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포괄적 유감 표명도 수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 접점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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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지금 같아서는 도저히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냉각기가 필요해 보인다. 마침 추석연휴다. 기간도 길다. 추석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여야의 정기국회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어떻게든 민주당을 설득해 국회로 복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카드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 들어 맞이하는 첫 정기국회이자 예산국회가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역대 국회에서 예산 처리가 무산된 적은 없었다. (올해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돼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이 또한 1월 1일 새벽이었다.) 민주주의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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