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의 기본틀을 제시한 '제네바 합의'에 대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미국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관론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화학무기 보유현황 공개, 해체 완료 등의 시간표를 내놓으며 시리아 정권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뒀으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후속조치에 대한 합의가 없는데다 해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합의에 군사개입 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마이크 로저스(공화, 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나처럼 확고한 군사력이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지만 이번 합의에는 그 부분이 빠졌다"면서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그러면서 "군사적인 위협 가능성을 배제했기 때문에 포괄적인 시리아 해법을 위한 지렛대를 모두 놓친 셈"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합의 직후 성명에서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은 행동할 준비태세를 유지해 나겠다"면서 군사개입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합의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밥 코커(공화, 테네시) 의원도 이날 CBS방송에서 "우리는 필요한 것만큼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와의 합의는 시리아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네바 합의를 주도한 존 케리 장관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협상에서 '불리한 패'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공화, 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 탓에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게 됐다면서 '외교 실패'를 꼬집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건 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합의로 러시아는 지난 1970년대 이후 한 번도 갖지 못했던 중동지역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사드 정권이 이번 합의를 어길 경우 우리는 러시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의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합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무력개입 없이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사드 정권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다시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과거 리비아가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어긴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럴 킴벌 미국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최근까지도 화학무기 보유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미국의) 군사개입 위협이 있을 때까지는 이를 포기할 의사도 없었다"면서 합의를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정이 촉박한데다 시리아 내부에서는 내전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03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화학무기 포기를 선언했지만 그가 사망한 뒤인 2011년 국제조사단이 현지에서 다량의 화학무기를 찾아낸 사례가 있었다고 전한 뒤 시리아에서 이런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내 '시리아 합의안'에 비판 확산
공화 "위반때 후속조치 없어"…전문가 "제2의 리비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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