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결혼도 한국에서" 웨딩 관광 인기

[취재파일] "결혼도 한국에서" 웨딩 관광 인기
 요즘 서울 중심가에는 외국인들이 북적입니다. 한류에 대한 동경, 일본 방사능 공포에 따른 관광객 유입, 이유야 많습니다. 관광객이 많다는건 이래저래 고마운 일이니까요. 지난 한 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 1백 40만명에 달합니다.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관광 목적도 그만큼 다양해졌습니다. 한류를 기반으로 한국 문화 체험과 쇼핑, 의료, 성형...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요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 요즘 뜨고 있는건 결혼, 이른바 '웨딩 관광'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한국에서 한다고요? 아니, 왜요?

 웨딩 관광의 주 고객은 결혼 기념 사진을 찍으러 온 젊은 예비 부부들입니다. 우선 국내에 입국한 뒤 웨딩 업체를 찾아 상담을 합니다. 강남의 드레스 샵에서 2시간 정도 옷을 고르고, 머리와 화장 스타일을 결정합니다. 다음날, 강남의 한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고 사진 스튜디오로 이동해 4,5시간에 걸쳐 결혼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일정입니다. 주로 3박 4일 동안 강남에서 진행하면서 가격은 3백만원에서 1천만원 수준입니다. 남는 시간에 결혼 예물을 고르거나, 쇼핑, 관광을 다니거나, 또 숙박 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은 더 늘어납니다.

 이렇게 값비싼 결혼 사진 촬영은 대체 누가 하는걸까요?

 웨딩 업체를 통해 한 중국인 예비 부부를 만났습니다. 결혼은 중국에서 할 예정이지만, 주변 친구들이 한국에서 찍은 결혼 사진을 보고는 주저하지 않고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사진 촬영 기술이 중국보다 앞서있는데다, 화장이나 머리 스타일까지 전문적으로 준비해주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결혼 사진을 보면 20여년 전 우리나라 결혼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는데요, 여기에 한류에 대한 동경과 한국 결혼 문화가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을 찾는 웨딩 관광이 늘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아예 한국에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웨딩 촬영은 강남에서 하고 제주도에서 결혼을 하는게 대부분입니다. 야외 결혼식이나 채플 결혼식, 결혼식이 끝나면 파티 형식의 피로연도 치른다고 합니다. 얘기만 들어도 규모가 어마어마한 게 느껴지는데요, 실제로 한 외국인 부부가 결혼식을 치뤘는데, 하객 30여명이 참석해 사흘간 머무는 동안 수억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결혼을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1만명 정도. 업계에서는 웨딩 관광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료나 한류, 쇼핑 보다 관광객 숫자는 적지만 소비의 단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느 때보다 '만족도'에 큰 의미가 있는 만큼, 관광 업체들도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결혼 사진 촬영을 위해 해외에서 큰 돈을 쓸 정도면, 얼마든지 마음이 열려있는 관광객들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결혼 사업만 하다, 사업을 확장해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인 유치에서부터 숙박 선정, 통역사 지정, 비자 문제, 공항 픽업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는 웨딩 서비스 업체도 생겼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단순히 '돈'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관광 자원은 개발하기 나름이고, 이 자원을 가치있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한국에서 맞이하기로 한 통 큰 선택이 후회로 돌아서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