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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조세정의 시리즈 - 정태수 추적기 ①

[취재파일] 조세정의 시리즈 - 정태수 추적기 ①
우리나라 세금 과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평하게 부과된다고 보시나요? 아마 아닐 겁니다.

실제로 SBS가 여론조사를 해보니 "세금이 공평하게 부과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무려 85%나 됐습니다. 10명 중 6명은 "현행 세금제도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부당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우리 조세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부유층의 탈세 등을 꼽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람 숫자는 무려 8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이들이 체납한 액수만 5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세금을 가장 많이 내지 않은 '체납왕'은 누구일까요?

바로 한보그룹 전 회장 정태수 씨입니다. 정씨하면 청문회 당시 비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한 질문에 대꾸한 이른바 '머슴론'으로 유명하죠.

"자금이라는 건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이 어떻게 압니까?

부하 직원을 머슴에 빗댄 정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 비리사건을 비롯해 모두 7번이나 유죄판결을 받고 20년 10개월의 형을 받았는데요, 그런만큼 지금까지 탈루한 세금도 2천2백25억원으로 역대 최고입니다.

정씨는 지난 2007년 재판 도중 신병 치료를 이유로 일본을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정씨를 저희 취재팀이 추적해봤습니다.

먼저 목표로 한 곳은 카자흐스탄입니다. 현재 정씨가 그곳에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첫 해외 도피처인만큼 행방에 관한 작은 단서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7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카자흐스탄 제 2의 도시이자 옛 수도인 알마티였습니다. 도착하니 밤 10시였는데, 우리나라보다 3시간 느리니 실제론 새벽 1시였던 셈이죠.

늦은밤 지인 소개로 현지에서 건설 사업을 하는 한 사업가를 만났는데요, 지난 2006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해 현지 사정에 대해 잘 아는 분이었습니다. 정태수씨가 이곳으로 온 게 2007년 5월쯤이었고, 이곳을 떠난 게 같은 해 12월쯤이었으니, 소식을 들었을 법 했습니다.

이 사업가 얘기로는 당시 정씨는 이곳에서 유전 개발권을 따내려고 했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고위층과 유전개발권을 논의하면서 재기를 노렸는데, 우리 법무부가 정씨의 소재를 알고 카자흐 정부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자 곧바로 이웃나라 키르기스로 넘어갔다는 겁니다. 이후 정씨가 키르기스에서 광산 개발을 알아본다는 소식이 들렸다는데, 이 사업가가 당시 정씨 통역을 맡았던 한인 교민을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취재진은 그 교민을 만나 정씨의 행방을 묻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취재진이 향한 곳은 정씨가 넘어갔다는 키르기스. 육로를 통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 국경으로 향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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