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 정부 부처에는 업무용 차량이 있습니다. 당연히 개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는데, 일부 부처에선 업무용 차에 기사까지 배치해 주며 고위 간부들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현장 취재,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 시간, 서울 용산의 방위사업청 정문 앞입니다.
검은색 대형 승용차 한 대가 취재진을 피해 황급히 빠져나갑니다.
또 다른 대형 승용차를 따라가 봤습니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차장님! 차장님!]
취재진을 피해 출구 쪽으로 나가려다가 차단기에 막혀 버립니다.
얼핏 고위간부의 전용 차량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업무용 차량입니다.
업무용 차량은 출·퇴근 같은 사적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방사청은 이 규정을 어기고, 차장과 본부장급 간부 등 3명을 위해 업무용 차량에 기사까지 배치해서 전용차량처럼 사용하게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백윤형/방위사업청 대변인 : 업무용 차량을 업무 이외 목적으로 사용한 것 확인했습니다. 출·퇴근시나 개인적 용무가 있을 때는 대중 교통 이용하도록 시정조치 하겠습니다.]
특허청과 산림청 역시 부기관장인 차장들에게 업무용 차량을 전용 차량으로 쓰게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43개 중앙부처의 차량운행 일지를 조사한 결과 83%가 넘는 36개 부처가 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관리책임이 있는 안전행정부는 타 부처에는 운행일지 서식에 맞춰 일지를 작성하라는 공문을 보내놓고, 정작 자신들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 : 그 (운행일지) 양식은 계속 옛날부터 내려오던 양식이라는 거죠. 지금 현재 실정에 안 맞고 그 양식을 좀 바꿔서 넣어줘야 하지 않느냐.]
[김학용/새누리당 의원 : 향후 공용차량 매뉴얼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는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책이 반드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47개 중앙부처의 업무용 차량은 1만 1천 대가 넘습니다.
허술한 관리실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