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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에 공포까지…말기암에 무너지는 가정

암환자 보호자 67% 우울증 증세

<앵커>

집안에 말기 암 환자가 있으면 돌보는 가족도 심한 고통을 겪기 마련입니다. 국립암센터가 조사를 벌여 봤더니 암환자 보호자의 정신 건강이 심각한 상황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입니다.

지난 3월 입원한 이후 6달 동안 남편 이봉노 씨가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부인 간호하느라 생계 수단이었던 슈퍼마켓은 헐값에 넘겼습니다.

[이봉노/폐암 말기 환자 보호자 : 일용직 가봐야 워낙 경기가 없다 보니까 6만 5천 원 정도 받아가지고 환자 돌보는 분들한테는 7만 원에서 7만 5천 원 드려야 되거든요.]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처음 암 판정을 받을 때 청천벽력처럼 느껴지고 시간이 갈수록 희망보다는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배모 씨/난소암 환자 보호자 :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르거든요. 일반 환자하고 다르니까.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잖아요.]  

국립암센터가 암환자 보호자 310명을 조사해봤더니 67%나 우울증 증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35%는 당장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해 본 보호자도 18%나 됐습니다.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는 3분의 1에 이릅니다.

[양형국/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연구원 : 환자가 아프면 가족들도 같이 아프다고 그러잖아요. 같은 정도의 디스트레스라고 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라든지 공포감들, 불안감들을 같이 가지고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간호사 구하기 어려워 목표 병상의 25%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저소득층의 간병비와 진료비만이라도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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