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9일(현지시간) 하루 전 치러진 모스크바 시장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야권 집회가 열렸다.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신승을 거둔 여당 후보 세르게이 소뱌닌 시장 대행에 이어 의외의 선전으로 2위를 차지한 유력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개표 과정에서 당국의 조작이 있었다며 개표 부정이 의심되는 투표소의 재검표와 2차 결선투표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약 9천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으나 집회 주최측은 최대 1만5천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시장 선거 이전부터 모스크바 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이날 집회는 예정 시간보다 약 40분 늦은 오후 7시40분께부터 시작됐다.
집회 참가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모며 들었기 때문이었다.
주최측은 모스크바 시에 집회 허가를 요청하면서 참가자 수를 2천500명으로 신고했었다.
청중들이 모두 집회장으로 입장하자 먼저 나발니 측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은 레오니트 볼코프가 연단에 올라 당국의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우리가 노력해 2차 결선투표를 얻어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훔쳐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투표에서 많은 유권자가 나발니를 지지해 여당 후보 소뱌닌이 50%에 못 미치는 득표를 함으로써 2차 결선투표를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당국이 개표 과정에서 기술적 조작을 해 소뱌닌의 득표율을 50% 이상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모스크바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소뱌닌 후보가 51.37%, 나발니 후보가 27.24%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1차 투표로 선거가 마무리됐으며 2차 결선투표는 필요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시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볼코프는 "우리의 목적은 정상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데 있으며 혼란을 부추기거나 바리케이드로 나오라고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당국은 야권과의 건설적 대화를 통해 재검표와 2차 결선 투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야권 인사들도 당국의 선거 조작을 비난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했다.
손에 나발니의 이름이 적힌 작은 플래카드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연사들의 재검표 요구가 울려퍼질 때마다 "재검표, 재검표"를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밤 9시께 나발니가 부인 율리야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날 집회에 모인 사람들과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모스크바 시민 3명 가운데 1명이 나에게 투표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러시아에 진정한 야권과 정치가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중들은 "승리, 승리"라는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나발니가 모스크바 선관위가 자신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일부 투표소의 재개표를 명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자 지지자들은 다시 "재개표, 재개표"를 외쳤다.
이날 집회장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과 내무군인 등 수백명이 배치돼 경계를 섰으나 시위대와의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
나발니 진영은 재검표 및 2차 결선투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저항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모스크바 선관위와 소뱌닌 시장 대행 측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졌으며 재검표나 결선투표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시장 선거 부정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모스크바서 시장 선거 부정 규탄 대규모 집회 열려
야권 후보 지지자들 "재검표·결선투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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