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9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모든 화학무기의 통제권을 포기할 것을 공개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가 보유한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이를 파기하도록 촉구했다"면서 "또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할 것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라프로프 장관은 이렇게 할 경우 시리아가 미국 등 서방이 계획하고 있는 군사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회담 중에 무알렘 장관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시리아 화학무기에 대한 국제적 통제가 군사공격을 막을 수 있다면 시리아 정부와 즉각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번 제안에 대해 시리아 정부가 '신속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바란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제안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영국 런던에서 일주일 내에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가 국제사회의 통제로 넘어온다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깜짝 회동'을 갖고 시리아 문제를 논의한 직후 양국 외교장관이 비슷한 제안을 내놓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리아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서방과 어떤 정치적 거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무알렘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중재해 미국과 시리아 간에 일종의 거래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시리아 국민의 등 뒤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거래도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앞서 무알렘 장관과의 회담에서 지난달 21일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공격은 반군이 조작한 것이란 견해를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은 군사개입 시나리오가 아닌, 제네바 평화회의 개최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군사공격 시나리오는 테러리즘 확대와 난민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무알렘 장관은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평화회의(제네바-2)에 조건 없이 참여할 의사가 있지만 외부의 군사개입은 이 회의 개최를 무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는 자국에 대한 외부 군사공격의 명분을 없애기 위해 시리아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조사할 유엔 조사단을 다시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무알렘은 또 지난 5~6일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취한 입장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사의를 표했다며 이 같은 뜻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해 줄 것을 라브로프 장관에게 요청했다.
푸틴은 G20 회의에서 시리아 내 화학무기 공격은 반군에 의해 조작된 것이며 시리아에 대한 외부 군사개입은 유엔 안보리의 승인하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이 이루어지면 러시아가 시리아를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이날 시리아의 우방인 이란과 공조해 대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러시아 외무차관 미하일 보그다노프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란 외무차관 후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과의 회담에서 "중동 지역에서 재앙적 상황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이란이 공조해야 한다는 평가를 고맙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 사이엔 오랫동안의 신뢰 관계가 구축돼 있다며 협의를 통해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는 이날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상원이나 하원이 다른 주권국가에 대한 공격을 승인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에 대한 군사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이 승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만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이루어지면 이는 주권국가에 대한 침공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 시리아에 화학무기 포기 제안
케리도 폐기 촉구…시리아사태 극적 타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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