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추징금 2천205억 확정부터 완납까지 16년 걸려

시효만 연장하다 '본격 수사' 압박에 가족간 분담 <br>진돗개 경매 넘어가고 '전재산 29만원' 비아냥도

추징금 2천205억 확정부터 완납까지 16년 걸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1천672억원의 납부계획을 오는 10일 밝히기로 하면서 2천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둘러싼 검찰과 전씨 일가의 기나긴 싸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1997년 확정 판결 당시 예금 107억원과 각종 채권을 합해 312억9천만원이 추징됐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미 압수한 재산이어서 거액의 추징이 가능했다.

이후 검찰은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시행된 지난 7월까지 3년마다 돌아오는 시효 만기를 연장하는 데 급급했다.

검찰은 2000년 5월 1987년식 벤츠 승용차와 장남 재국씨 명의의 콘도회원권을 강제집행해 시효를 3년 더 늘렸다.

전씨는 두 번째 시효 만기가 돌아온 2003년 TV와 냉장고·골프채·찻잔 등 세간 뿐만 아니라 기르던 진돗개 2마리까지 경매에 넘어가는 수모를 당했다.

경매는 연희동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진행됐다.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검찰의 재산명시 신청에 따라 전씨가 직접 적어 법원에 냈다.

전씨는 예금자산이 29만원이라고 기재했다가 '전재산 29만원'이라는 비아냥을 10년 동안 들어야했다.

검찰은 같은해 연희동 자택 별채를 경매에 부쳤다.

전씨 일가의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되는 처남 이창석씨가 16억4천8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듬해 부인 이순자씨가 자신이 관리하던 130억원과 친인척에게 모은 70억원을 합해 200억원을 '대납'했다.

이씨는 "알토란같은 내 돈"이라며 비자금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남 재용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는 '성과'를 거뒀다.

전씨는 2010년 10월 "강연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며 처음으로 300만원을 자진 납부했다.

그러나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한 만료를 앞두고 강제집행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난만 받았다.

지지부진한 추징금 집행은 지난 7월12일 전두환 추징법이 시행된 지 두 달도 채 안돼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은 법 시행 나흘 만에 전씨 일가의 주거지와 회사 등을 일제히 압수수색한 뒤 처남 이씨를 구속하면서 일가를 압박했다.

이순자씨 명의의 30억원짜리 개인연금 보험을 압류하는가 하면 조카 이재홍씨 등 2명을 체포했다가 풀어주는 등 '심리전'도 펼쳤다.

전씨 일가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원래 재산이 많았고 불법 정치자금은 섞이지 않았다"고 저항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차남 재용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고 다음날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230억원을 완납하면서 일가의 심리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씨 일가가 가족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분담액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연일 흘러나왔다.

결국 10일 오후 장남 재국씨가 가족을 대표해 납부계획을 밝히기로 했다.

1997년 4월17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천205억원이 확정된 지 16년 4개월 24일 만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