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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성장 - '조세정의' ②] 해외도피 '탈세왕' 정태수, 지금 어디에?

키르기스에서 광산투자 소문도

<앵커>

수의를 입고 호기롭게 머슴론을 폈던 전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 씨.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 비리사건을 비롯해서 7번이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선고 형량 20년 10개월 탈루 세금 2천 200억 원대로 역대 최고입니다. 그런데 정태수 씨는 재판 도중 해외로 도피해서 지금 행방이 묘연합니다.

SBS 취재진이 정 씨의 행적을 추적해 봤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체납 세금 2천225억 원. 탈세액으론 부동의 1위인 정태수 씨가 지난 2007년 도피한 카자흐스탄입니다.

이곳에 범죄인 인도 요청이 들어오자 정 씨는 곧바로 이웃 나라 키르기스로 도망갔습니다.

[한모 씨/현지 사업가 : 키르기스 국가하고 딜(거래)을 하고 계신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국가가 갖고 있는 금광을 만들어 보려고.]

그를 찾아 키르기스로 넘어갔습니다.

키르기스 수도 비슈케크.

[시민 :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나요?) 아뇨]

수소문 끝에 2년 전 정 씨에게 광산투자 자문을 해줬다는 지질학자를 만났습니다.

[H씨/현지인 지질학자  : 한 번 만나서 '이 광산 300som(화폐단위) 한다(쓸 모가 없다)', 이 말을 한 것 뿐인데 1천 달러(줬어요). '굉장한 사람이다 누군지...']

정 씨가 은둔했다는 도심 아파트를 찾아가봤습니다.

[S씨/현지인 약재상 : 아. 그 부자 노인. 한 번은 뭘 부탁하는 거야. '곰 발바닥 몸에 좋다고' (그래서) 내가 시베리아에서 실어왔어. 두 개. 괜찮아요. 걸어서 이렇게 다니고 운동하고.]

당시 정 씨의 일을 도왔다는 교민 오 모 씨는 정 씨가 비슈케크을 떠나 광산이 있는 서북부 탈라스로 옮겼다고 증언합니다.

[오모 씨/현지 사업가 : 고생 많이 하셨어. 탈라스 계실 때부터 저하고 연락이 안돼 가지고, 그 다음부터 모르겠어요.]

정 씨가 투자를 알아본 광산입니다.

이곳은 키르기스 서북부 탈라스의 제루이 금광입니다.

정태수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이곳에서 금광 개발 사업에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 이곳은 모든 게 중단된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0년 키르기스 정부에 범죄인 인도 요청했습니다.

[주 키르기스 한국대사관 관계자 : (소재) 파악한 내용은 없는데요. 공문을 주고받고 그래서 여기 키르기스 경찰에도 그 사람이 수배명단에 올라 있다고.]

하지만 정작 현지 경찰은 정 씨를 전혀 모릅니다.

[키르기스 경찰 : (뭐하는 사람이래?) 몰라. 탈라스 어딘가에 산대.]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정 씨가 키르기스 영주권을 얻었다, 둘째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현지인을 앞세워 광산을 인수했다는 등의 여러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과연 정태수는 어디 있을까.

올해 90살인 그가 사망할 경우 세법에 따라 체납 세금 2천225억 원은 허공에 사라집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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