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 헝겊의자 오염도를 조사해 봤더니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공중 화장실 변기 안쪽보다 더러웠고, 진드기까지 발견됐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먼저, 얼마나 더러운지를 측정하는 오염도 검사.
지하철 헝겊 의자를 측정해보니 최소 4천 RLU에서 최대 7천 500 RLU까지 나옵니다.
이게 어느 정도인가 하면, 서울역 공중 화장실에 있는 변기 안쪽의 오염도가 3천 RLU니까, 그보다 최고 두 배는 더 더럽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미경으로 직접 이 헝겊의자를 들여다봤습니다.
400배 확대한 모습, 뭔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흰색 물체가 화면 아래 보입니다.
하얀색 몸통에 빠르게 움직이는 다리.
[(이게 뭐죠? 움직이는 거?) 어어! 네, 맞다. 이거 진드기다! 이거 진드기야.]
집먼지 진드기입니다.
도대체 진드기가 얼마나 많은지 검사 키트로 측정해봤습니다.
[(선두께가) 이 정도 되면, 여기(면봉) 진드기가 900마리 이상이고, '진드기 퇴치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 수준이네요.]
그렇다면, 철제 의자는 어떨까?
헝겊 의자와 달리, 진드기는 물론 먼지조차 없었고, 오염도 살균 직후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화재 예방을 위해 전동차 대부분 의자를 철제로 바꿨다가, 승객들이 불편하다고 민원하는 바람에 최근 새로 나오는 전동차까지도 다시 헝겊 의자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불편을 감수하고 깨끗함을 택할지, 편한 진드기 의자에 앉을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