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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2살·1살 갓난아기 자매의 아사…누구의 책임일까?

[월드리포트] 2살·1살 갓난아기 자매의 아사…누구의 책임일까?
지난 6월21일 중국 난징의 한 아파트에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집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는 문이 잠겨 있을 뿐 아니라 문고리에 줄을 감아놓아 안에서도 열 수 없도록 돼있었습니다. 억지로 문을 따고 들어간 경찰은 각각 2살 반, 1살짜리 간난아기 자매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부검 결과 두 명 모두 거의 2개월 동안 먹지 못해 굶어 죽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아기들의 부모를 찾아 나섰습니다. 아버지는 당시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습니다. 마약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올 2월 확정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어머니는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추적 하루 만에 난징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체포됐습니다.

이들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왜 아직 부모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갓난아이들이 아파트에 방치된 채 굶어죽어야 했을까요? 일단 제 감정과 판단을 배제하기 위해 관련자들이 경찰과 중국 언론에 진술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아기 아사 1
먼저 아버지 28세 리원빈입니다.

"지난달 만기 출소한 뒤 집으로 갔습니다. 반갑게 맞아줘야 할 3명의 여자가 모두 없었습니다. 항상 아기들의 물품이 어질러져있던 집은 너무나 깨끗했습니다. 아기들이 붙여놓은 스티커와 그려놓은 낙서로 지저분했던 벽은 하얗게 다시 칠해졌습니다. 창문에 붙어있던 그림들도 모두 치워졌습니다. 내 집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릴 듯 했습니다. 어디선가 아빠를 부르며 뛰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수감되기 전 맡겨둔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관할 파출소를 찾아갔습니다. 그 휴대전화는 이미 아내에게 돌려줬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휴대전화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 버려졌거나 아내가 어딘가에 숨겨놓았나 봅니다. 휴대전화에 아이들 사진이 수 십장 저장돼 있는데 그 마저도 볼 수가 없게 됐습니다.

올 2월 저에 대한 판결이 있기 전날 아내에게 두 아이를 신신당부했습니다. 아내는 마약 중독의 전력이 있기 때문에 걱정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두 아이를 잘 보살필 것이며 혹시 제가 감옥에 가더라도 둘을 데리고 면회를 자주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치소에 수감된 뒤 두 달이 지나도록 아내에게서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걱정이 돼서 친한 이웃에게 연락해 자신의 집에 가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웃은 집에 아무도 없더라는 말만 전해왔습니다. 근심으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얼마 뒤 또다른 친구에게 다시 아내를 찾아봐달라고 간청했습니다. 희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집에 있더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잠시 어디 다녀왔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답니다.

2개월 뒤 교도소측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두 아이는 숨졌고 아내는 두 아이를 고의적으로 살해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내는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모처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수용돼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임산부는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중국법에 따라 당장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출소한 뒤 아직 아내를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묻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막상 만나기도 두렵습니다. 경찰에서 숨진 두 아이 가운데 큰 아이는 유전자 검사 결과 내 아이가 아니라고 말해줬습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막막합니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어머니 22세 러옌입니다.

"애들 아빠가 잡혀간 뒤 한 달 넘게 아이들을 열심히 돌봤습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큰 아이는 항상 내 다리를 붙잡고 놀아달라고 보챘고 작은 아이는 끝없이 울었습니다. 어느날 아이들이 과자를 먹고 있는 사이에 그대로 집을 나왔습니다. 일주일 넘게 집에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까맣게 잊고 돌아다녔습니다.

아이들은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파 죽을 지경이 되자 큰 아이가 집에서 나와 울면서 이웃집에 갔나 봅니다. 이웃이 그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해 아이 2명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병원에서 내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달려가보니 아이들은 심하게 말라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면서 며칠동안 입원을 시켰습니다.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애 아빠의 친구가 와서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한주일은 정말 열심히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아이들도 말을 잘 들었습니다. 무척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정신이 나가버렸습니다. 어느날 아이들을 위해 케익도 많이 만들어놓고, 과자도 구웠습니다. 먹기 편하게 TV 받침대에 올려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잠든 사이 집을 나왔습니다. 지난 번에 큰 아이가 밖으로 나갔던 사실이 기억나 문을 열 수 없도록 문고리를 끈으로 고정시켰습니다. 문을 마음대로 열었다가 자칫 안좋을 일을 당할까봐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걸 고의 살인죄의 증거로 삼더군요.

친구들을 만나 함께 마약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머리 속에서 깨끗이 지워졌습니다.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PC방에서 며칠씩 게임만 하기도 했습니다. 6월1일 (중국의) 어린이날 우연히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갔다가 조그만 아이와 부딪혔습니다. 넘어져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안아올리는 순간 아이들 생각이 났습니다. '내 아이들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습니다. 몇 분뒤 또다시 아이들은 기억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22일 한 햄버거 가게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모두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엄마의 자격이 없습니다. 그 두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간호사가 아이들이 발견됐을 당시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다시는 그 사진을 내게 보여주지 말라고 소리쳤습니다. 무섭고 끔찍했습니다.

뱃 속에 있는 아기를 낳아 내가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이번에는 엄마로서의 노력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러옌의 할아버지인 76세 러성(가명)의 설명입니다. "러옌은 둘째 아들의 딸입니다. 사생아였습니다. 러옌이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러옌은 그래서 자기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집에서 자랐습니다. 러옌이 4살이 됐을 때 러옌의 어머니가 손을 잡아 끌고 우리 집으로 왔습니다. 마당에 러옌을 놓더니 이렇게 소리를 지르더군요. '이제 저는 더 이상 러옌을 키울 수 없습니다. 이 집안에서 알아서 처리하세요.' 그리고 집을 나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러옌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러옌을 제가 키웠습니다.

신기한 것은 러옌이 이후 엄마를 전혀 찾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운 적도 한 번 없습니다. 그저 먹으라면 먹고, 놀라면 놀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러옌은 그러니까 엄마나 아빠의 사랑을 전혀 받아본 적도 없고 그래서 모성애가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자기 아기에게 정을 가질 여지가 없었던 셈입니다.

러옌을 18살까지 키우면 설거지공으로 일하게 해 생활 밑천을 마련하게 한 뒤 평범한 남자와 결혼시킬 생각이었습니다. 러옌에게 부양을 받을 생각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그저 러옌이 평범한 주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13살이 되면서부터 러옌은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가출해서 며칠씩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해 겨우 찾와 데려오면서 호통을 쳤습니다. '한번만 더 나가면 다시는 돌아올 생각하지 말아라.' 14살 생일이 지난 뒤 얼마 안 돼 러옌은 또 집을 나갔고 정말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16살 때 마약중독으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찰에게 우리 집안과 인연을 끊은 사람이니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1년 전 러옌을 마지막으로 봤습니다. 내 아내, 그러니까 러옌의 할머니가 숨졌을 때 장례식장에 찾아왔습니다. 그때 1살짜리 아기와 막 태어난 간난아기까지 안고 왔더군요. 큰 아이는 눈이 커서 정말 예뻤습니다. 아이 아빠라며 한 젊은이를 인사시켰습니다. 저는 부디 행복하게 잘살라고 덕담을 해줬습니다. 용돈으로 2백 위안도 줬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렇게 됐군요."

아기 아사 3
2살, 1살 자매의 비참한 죽음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무책임하고 멍청한 범죄로 가족들을 돌보지 못하게 된 젊은 가장 리원빈의 책임인가요? 아이의 어머니가 될 자격도, 능력도 없으면서 아이들을 낳은 뒤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철 없는 러옌? 부모의 사랑을 보여주지 않아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나 애정을 전혀 가르쳐주지 않은 러옌의 부모? 방탕한 손녀를 끝까지 잡아주고 돌봐주지 않은 러옌의 할아버지? 전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할 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너무나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처음 아기들이 굶주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실려갔을 때 왜 중국 정부 당국이 나서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을 일주일씩이나 방치해 둔 것은 분명한 죄인데 왜 다시 아이들을 엄마에게 돌려줬을까요? 아마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바로 아이 엄마의 친권과 양육권을 박탈하고 아기들이 국가 시설의 보호를 받도록 했을 것입니다. 중국 언론들이 이 사건을 놓고 가장 아프게 꼬집는 부분도 이 대목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처리됐을까요? 중국 처럼, 아니면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는 후자였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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