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베를루스코니 정치금지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국 파국 위기

베를루스코니 정치금지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국 파국 위기
이탈리아 상원이 9일 대법원에서 세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자격심사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그의 정치활동 금지 여부를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국 불안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PDL)은 만일 상원 사면위원회가 투표를 통해 그의 의원자격을 박탈하면 중도 좌파 민주당(PD)과의 연립정부에서 발을 빼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반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과 더는 협상할 수 없다는 소장파 원칙론자들의 주장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최측근인 자유국민당 레나토 스키파니 상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엔리코 레타 정부가 9일 상원 사면위원회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위기가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5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연립을 하기로 한 상대방이 파트너에 불리한 투표를 하면 정치적 공존이 불가능하다.

차라리 다시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낫다"며 민주당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를 내보였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거듭 현 정부의 존속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을 신뢰한다"며 "만일 정부가 위기에 빠진다면 이탈리아는 매우 중대한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연립 정부의 존속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레타 총리가 물러나고 마태오 렌치 피렌체 시장(38)이 총선을 이끌어 정적이었던 자유국민당과의 연계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아울러 이탈리아 정치 이미지를 깨끗하게 만들고자 2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형사범이 의회에 진출할 수 없도록 한 법률에 자유국민당도 찬성해놓고 이제 와서 이를 적용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국민당 의원들은 이 법률이 헌법을 위배하는 것이어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헌법 학계 일부에서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헌법학자인 지오반니 구체타 교수는 "이 법률을 베를루스코니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단정하면서 "이 법률에 대한 의문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양분된 의견이 9일 분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사이에 법률의 해석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는 만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이번에 적용을 배제하고 그 대신 연립정부를 존속시키는 절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도 베를루스코니에게 사면을 인정해줄 수 있지만, 먼저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조건에서 공식으로 사면을 요청해야만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의 컬럼리스트인 스테파노 폴리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의 경제위기가 곧바로 자신의 비즈니스 전체에도 매우 중대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붕괴시키는데 사실 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치적 위기는 가상으로만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자신이 조력한 연립정부의 몰락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는 총선이 다시 치러진다면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이 절대다수는 아닐지라도 제1당이 될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제네바=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