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인 시리아 사태 해법을 놓고선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6일(현지시간) 폐막한 G20 정상회의는 27쪽 분량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으나 '시리아'란 단어조차 들어 있지 않았다.
의장국인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날 전격적으로 공식 의제에 없던 시리아 문제를 다루자고 제안해 업무 만찬 의제로 채택됐다.
그러나 정상들은 각국의 기존 입장들을 밝히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토의를 마무리해 평행선을 조금도 좁히지 못해 공동선언문에 전혀 언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리아 군사개입을 두고 팽팽히 맞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회의 내내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20분간 진행된 양자 회담에서도 이견을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느냐는 질문에 "20분 정도 앉아서 대화를 나눴으며 우호적이었고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서로의 의견 차이를 이해했다"고 말해 시리아 해법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G20 정상들이 기존 입장들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아무런 타협점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업무 만찬에서 정상들이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이견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공격 찬성파와 반대파가 반반 정도로 나뉘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페스코프 실장은 "상당수 정상은 합법적 국제기구(유엔 등)의 결정을 살피지 말고 서둘러 (군사공격)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다른 많은 정상은 국제법 가치를 훼손해선 안 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이 무력 사용 결정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도 만찬이 끝나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견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해법에 대한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냐는 질문에 "50대 50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견해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개입을 주장한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터키 등이었지만 영국은 의회가 공격 승인을 거부했고 독일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가 군사개입에 반대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프란치스코 교황도 군사공격에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미국 등 서방국과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정상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정상은 별도 성명을 통해 "참상 현장의 증거들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이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 같은 잔학 행위의 재발을 막고 중대한 국제 규범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G20 회원국 정상들 대부분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해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나눴고, 이번 사태를 좌시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여러 국가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성명을 개별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엔 차원의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시리아 군사개입에 나서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정상들 사이에 의견을 갈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와 관련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동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유엔 보고서가 나오면 그도 자신의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폐막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 참석한 정상 대부분이 시리아 정부에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G20, '시리아 제재' 놓고 20개국 정상 반반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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