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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美 양적완화 "9월에 축소할 것"…충격은? "별로"

JP모건 '마이클 페롤리'의 단호한 전망

[월드리포트] 美 양적완화 "9월에 축소할 것"…충격은? "별로"
주가지수에 가장 민감한 신흥국들과 달리 미국 월가의 요즘 최대관심은 사실 '금리'이다. 5일(미국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추가 상승하며 2.92%를 기록해 2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의 상승 (채권가격의 하락)은 역시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미국시간 5일 점심시간, 한국은행 뉴욕지사 회의실에는 한국 특파원 10여명과 한국은행 관계자들, 그리고 JP모건의 수석이코노미스티인 '마이클 페롤리'가 만났다. 점심시간에 각자 샌드위치를 들고 모인다는 '브라운백 미팅'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간담회에서 페롤리의 언급은 단호하면서 분석적이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 등 유력일간지에 영향력있는 전망을 내놓는 그의 분석을 주의깊게 들어볼 만 하다.

Q: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세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 아닌가?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해왔다.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시장에 내놓는 정책방향에 대한 선제적 언급)을 통해 2016년쯤에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지만, 현재 국채금리를 보면 이르면 2014년말이나 2015년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미리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불안도 서서히 안정될 것으로 본다."

Q: JP모건은 월가의 예상대로 9월에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연준(Fed)이 이달 17~18일 개최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다. 9월 중에 일단 현행 월 85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매입 규모를 150억달러 정도 줄일 것이다. 또 줄어드는 150억달러 대부분은 부동산 모기지담보증권(MBS)이 아닌 국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에 비해 MBS 매입에 따른 상대적인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국채부터 우선 줄이기 시작하는게 합리적이다. 상황에 따라 축소 규모가 100억달러에 그칠 지도 모른다. 미 통화당국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는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위해 아주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도 내년 2분기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뉴욕은 물론 세계증시의 충격이 크지 않을까?

“현재 월가에서도 100억~150억달러 정도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이미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 정도의 조정은 큰 충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주식시장은 이 변수를 대부분 가격에 반영해둔 상태이다. 양적완화 축소 자체가 경기 개선을 반영하는 것이다. 연준이 최근 경제지표 개선 과정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만큼 시장은 연준의 생각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실제 자산매입 규모의 축소가 이뤄지면 주가는 오히려 반등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낙관적으로 보고있다."

Q: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까지 이머징마켓이 받을 충격도 걱정거리인데 어떻게 보는가?

"미국에 비해 이머징마켓은 상대적으로 연준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민감하게 반응해왔지만 이제 축소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아시아와 이머징 마켓이 그동안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시장인 만큼 실제 양적완화 규모 축소 이후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이머징마켓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지속 가능한 현상이다. 연준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제기된 초반에는 무차별적으로 이머징마켓에서 매도 흐름이 나타났지만,최근의 자금 재유입 국면에서는 한국 등 일부 국가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으며 이런 차별화는 계속될 수 있는 현상이다"

Q: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도 시장에 추가 악재가 되는게 아닌가?

“만약 미국 등이 시리아를 전면 공습하고 이에 반발한 이란이 이스라엘을 치는 등 걸프만 지역의 충돌로 확대되거나 전반적으로 확전된다면 충격이 클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제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미국 경제에 다소 악영향이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국제유가 상승도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

Q: 버냉키 의장 후임이 거론되고 있다. 연준 의장의 교체가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미 연준 차기 의장이 곧 내정되고 최대 4명까지 연준 정책위원들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비둘기파 인사들(경기부양책에 우호적인 쪽)이 물러나고 매파적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 미 연준이 이미 (앞으로 통화정책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한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데다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의 신뢰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 연준이 쉽게 기준금리 조정의 목표치인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수치를 조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페롤리는 한국 기자들에게 "너무 낙관적인게 아닌가?"라는 농담을 듣자 조용히 웃기만 했다. 가장 합리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는 그의 분석은 현재 월가에서 나오는 일반적 전망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한가지 생각할 면은 페롤리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은 추세의 중장기적 흐름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적완화 축소 직후의 단기적 충격을 보면서 일찌감치 그의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시장에 필요한 시야는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충격을 침착하게 받아들이면서 그 이후를 다시 침착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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