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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갤럭시 기어' 실제로 만져보니…"글쎄"

갈 길 먼 '웨어러블 디바이스'

[취재파일] '갤럭시 기어' 실제로 만져보니…"글쎄"
독일 베를린입니다. 이 곳 시간으론 어제 밤이 되겠군요. 갤럭시기어와 노트3를 공개하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노트3에 대한 글은 다녀오자마자 썼는데요. 그 사이에 기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올라갔더군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한동안 내려오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말이죠.

여기서 질문 하나, 과연 그러면 삼성은 이 ‘기어 열풍’을 반기고 있을까요? 꼭 그런 것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발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어의 정체는 노트3의 보조기기, 조연입니다. 지금 상황은 주연 여배우가 뻔히 있는데 조연이 더 관심을 받는, 꽃단장한 춘향이 대신 향단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이니 좀 황당하겠죠.
신종균

또 한 가지, 그만큼 이 기어의 완성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첫 번째로 우선 디자인이 그렇습니다. 신종균 사장이 언팩 행사에서 “This is Samsung Galaxy Gear"하면서 손목에서 오렌지색, 그것도 선명한 오렌지색 시계를 들어 보여줬을 때, 개인적으로는 많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 사장이 직접 오렌지색을 고르지는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며칠 전 유출본이라며 나돌았던 사진보다야 나아졌고, 실물은 사진보다 또 더 낫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투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두께도 두껍고 줄 앞부분에 달린 카메라 구멍도 그다지 예쁘지 않습니다. 시계줄도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 살 때 색을 잘 골라야 합니다.

물론 개발진도 할 말이 있을 겁니다. 우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준비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겠죠. 화면이 휘어지면 다양한 시계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데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애플도 아이왓치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플렉서블이 되면 내겠다는 것이죠. 그만큼 현재의 사각 화면으로는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두 번 째, 기기 자체의 완성도도 아직 미흡합니다. 사진을 찍고 구동을 해보니 아직도 적잖은 기능과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같은 물리버튼도 마땅히 없어서 한 번 잘못 실행했을 때 되돌리기도 힘들었습니다. 카메라는 시대와 맞지 않는 180만 화소입니다. 배터리도 만 하루를 제대로 가지 않습니다. 매일 밤 충전을 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9월 25일 노트3와 함께 시판에 들어간다는데, 과연 이 짧은 시간 동안 모든걸 자리잡게 할 수 있을까, 의심이 좀 들었습니다.

세 번 째, 가격이 문젭니다. 299달러, 우리돈으로 32만원 정도 합니다. 기어는 스마트폰이 아니고 보조기기인데, 보조기기에 그만한 돈을 투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시장에서는 스마트워치는 200달러 이하여야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299달러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가 그럼 왜 나왔느냐, 삼성 입장에선 새로운 시장을 선도한다는 이미지, 그리고 실제 주도권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 중요했으리라 봅니다. 스마트폰 이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그러니까 지금처럼 손에 스마트폰을 드는 것이 아니라 양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통화도 하고 사진도 찍고 사용자 경험을 늘리는 장치들이 주류를 이룰 겁니다. 지금은 구글글래스와 갤럭시 기어 정도지만, 앞으론 티셔츠처럼 입기만 해도 전화를 하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그 시장을 삼성이 먼저 열어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었겠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노트’를 처음 개발할 때, 삼성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잖았다고 합니다. 누가 그렇게 큰 전화기를 가지고 다니겠느냐고 말이죠. 대중도 ‘갤럭시노트1’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었죠. 그러나 노트2에서 큰 발전을 이뤘고, 이제 진정한 삼성의 주력 스마트폰 중 하나가 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갤럭시 기어도 당장이 아니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양산되고 부품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그 때가 기어의 진정한 시작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 기어2가 될지 그 이후가 될지 아직 모르지만, 그날이 빨리 오는 것이 사용자들에게도 좋은 일일 것일 테고요.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그 순간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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