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AFP는 몇 시간 후 이 사진을 자진 삭제했습니다. 배포한 사진에 빨간 줄을 긋고 고객사에게도 “반드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FP는 “어울리지 않는 사진을 배포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프랑스 언론사의 관련 기사 제목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올랑드; AFP가 날 죽였다”
AFP는 “분명한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사진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자신들은 사진의 정보 가치, 질, 미학, 그리고 중립성을 놓고 취사 선택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진의 이미지가 인물의 가치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기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FP의 사진 선택 기준으로 볼 때 올랑드 대통령의 멋쩍은 표정은 중립성과 인물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FP는 외부의 지적에 대비해 늘 신중하게 사진을 선택해 왔는데 이번에는 “형편없이 처리됐고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고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이 사진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엘리제궁(대통령궁)에서 사진을 삭제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느냐는 겁니다. 엘리제궁은 시리아 군사개입 문제와 독일 대통령 방문이라는 중대 현안이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AFP도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압력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습니다. 내부 토론을 거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삭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네티즌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AFP가 사진을 삭제한 게 정부 압력이 아니라면 ‘자기 검열’ 아니냐고 비난했습니다. 이 사진 때문에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히기 싫어서 알아서 삭제했다는 비난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언론 종사자로서 권력에 굴종하면 ‘자기 검열’이 되겠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할 ‘데스킹’은 한 순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상기시켜준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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