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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사건 항소심 27일 선고…검찰, 최태원 구형량 유지

SK사건 항소심 27일 선고…검찰, 최태원 구형량 유지
지난 4월 8일 첫 공판부터 약 5달 동안 20차례에 걸쳐 숨가쁘게 이어온 SK그룹 총수 형제 횡령 사건의 항소심 심리가 오는 27일 판결 선고만을 남겨둔 채 오늘(3일)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는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50분까지 변경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따라 필요한 추가 심리를 마치고 당초 오는 13일로 예정했던 선고기일을 27일로 다시 지정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7월 29일 결심공판의 구형량을 유지했고,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사실심 마지막 단계에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SK사건 항소심은 최태원 회장 형제와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등 4명의 서로 다른 입장과 진술 번복이 얽히고 설켜 '진실게임'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김원홍씨를 제외한 세 사람은 앞서 SK 계열사들로 하여금 베넥스 펀드에 비정상적으로 450억원을 출자하게 한 뒤 이를 김씨에게 송금해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최 회장의 혐의 부인과 최 부회장의 자백, 김 전 대표의 말 바꾸기 사이에서 피고인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최 부회장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습니다.

피고인들은 항소심에서 "그동안 거짓말을 해 죄송하다"며 진술을 크게 변경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절차는 재판부가 "전무후무하게 괴상하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이례적으로 전개됐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7월 말 심리를 종결한 뒤 충실한 판결문 작성을 명분으로 선고기일을 한 차례 연기했고, 변론 재개 결정을 통해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받아 오늘 다시 결심했습니다.

기소중지 상태였던 김원홍씨가 지난 8월 초 대만에서 전격 체포됐으나 신병 인도가 지연되고 재판부가 증인 채택 신청마저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변호인들은 오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무죄 주장을 입증하느라 안간힘을 썼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진실을 미리 밝히지 못한 과오와 오판에 상당한 회한이 있다.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회사 재산을 유용하기 위해 김원홍과 공모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재원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송금은 김원홍과 김준홍의 단기적인 대차 거래일 가능성이 있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김준홍 전 대표는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고 최태원과 최재원이 관여한 흔적을 없애기 위해 변호인들과 상의해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다른 피고인들 주장의 신빙성을 깎아내렸습니다.

검찰은 최 회장에게 징역 6년, 최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범행의 동기와 경과를 보완했지만 지난 결심공판에서 밝힌 구형량을 유지한 것입니다.

검찰은 "증거에 의해 범죄가 충분히 입증됐다. 더구나 피고인들은 허위 진술과 조직적인 위증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국민의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주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판결문 작성을 염두에 둔 절차로 보입니다.

실제 판결문에는 재판부 판단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이 들어갑니다.

최재원 부회장은 이에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고, 최태원 회장은 "김원홍의 권유로 김준홍을 위해 선지급에 관여했지만 송금은 몰랐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심증을 내비쳤습니다.

재판부는 "증거의 왕은 자백"이라며 "최재원은 수사기관과 1심에서 자백을 다 했다. 항소심에서 허위 자백이라고 주장했으나 과거 자백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99% 자백했다"며 계열사 자금의 "선지급과 펀드의 성격 등을 사실상 자백했다. 김원홍에게 돈이 간 것을 몰랐다고 부인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언급은 재판부가 두 피고인 모두 유죄로 보고 있다는 법원 안팎의 관측을 뒷받침합니다.

재판부는 형사사건의 관건인 사실 인정과 법률 적용을 마친 상황에서 양형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충분한 심리와 직접 간접적인 심증 전달을 통해 사건 당사자들이 승복할 수 있는 투명한 재판을 하겠다고 법정에서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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