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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문제 놓고 국제사회는 지루한 떠넘기기

아랍연맹은 서방과 국제사회에 해결 요구…미국 등 서방은 '미적미적'<br>내전 사망 11만명 넘어…美의회 결정 그나마 분수령 될 듯

시리아 문제 놓고 국제사회는 지루한 떠넘기기
시리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결단은 미루고 상대에 공만 떠넘기는 지루한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랍 국가들이 국제사회에 '억제 조치'를 촉구했지만 미국·프랑스 등 서방은 러시아 같은 공습 반대 국가나 자국 여론을 핑계로 즉답을 피하고 있다. 공습 표적인 시리아에서는 '말만 많고 행동이 없다'는 실소가 나왔다.

◇ 군사개입 간청에 서방은 책임 돌리기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과 국제사회가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필요한 억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랍연맹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라크 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연합체다. 시리아는 반정부세력을 유혈 진압했다는 이유로 2011년 11월 회원국 자격이 정지됐다.

그러나 아랍연맹의 촉구는 즉답을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최우방이다. 화학무기 학살의 책임을 시리아 정권에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인 러시아가 버티는 이상 시리아에 대한 유엔 군사개입은 요원하다.

공습 방침을 밝힌 미국·프랑스·영국 등 서방 3개국도 확언이 어렵다. 영국 정부의 시리아 제재안은 의회에서 부결됐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응징 불가피론'을 천명하다 군사개입 여부를 9일 이후 의회에서 승인받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공격 준비는 끝났지만 미리 국민의 뜻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 의회 일각에서도 '시급한 사안에 군통수권자로서 권한을 내던졌다'는 빈축이 나왔다. 프랑스도 단독 공격에 나서지 않고 미국 의회 결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서방의 이런 반응은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해 자국민 여론이 대체로 부정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업고 군사력을 키운 시리아 정권을 응징하려다 자칫 장기전쟁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 "오바마는 겁쟁이"

애초 서방 공습 임박설에 긴장한 시리아에서는 '말 많은 사람치고 행동하는 사람 없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 전기회사의 직원 소아드는 "오바마는 겁쟁이다. 우리 대통령인 바샤르 알아사드가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폭격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의 상류층 주거지인 동북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 포격에도 위축되지 않고 일상 업무를 계속한다고 AFP는 전했다. 남자들만 모이는 전통 카페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시리아 응징' 연설보다 보드게임인 '백개먼'이 더 중요한 화제였다.

시리아 반군은 알아사드 정권이 무고한 죄수를 주요 군사기지에 몰아넣고 '인간방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군사시설만 선별적으로 공격해 살상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서방의 처지를 악용한 전술로 보인다.

◇ '르완다급' 비극 개연성…美의회서 공습 가닥

한편 2011년 3월부터 2년 넘게 계속된 시리아 내전으로 사망자가 11만명이 넘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집계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지난달 28일자 NYT 칼럼에서 "현 시리아 상황을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는 시기(2017년)에는 사망자 수가 인종학살로 악명높은 르완다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습은 9일 휴회를 끝내고 다시 문을 여는 미국 의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군사개입이 승인되면 미국은 프랑스와 공조를 하거나 독자적으로 시리아를 폭격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은 의회 부결로 군사개입은 못하지만 감청 등 첩보작전으로 미군을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공습을 승인할지는 불확실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장기 파병에 지친 표심을 의식해 민주·공화 양당이 대거 반대표를 던질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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