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메르켈이 독일과 유럽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모호한 정책뿐이다."
독일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의 페어 슈타인브뤽 총리 후보가 총선 주요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달 초에는 "메르켈이 유럽통합을 경험한 사람들과 다른 개인적, 정치적 사회화 과정을 거쳤다"고 동독 출신인 메르켈의 개인사까지 건드렸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상대 당 후보를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이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슈타인브뤽 후보를 별도로 만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
슈타인브뤽 후보는 2005~2009년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과 사민당이 대연정을 운영할 당시 재무장관을 지냈다. 두 사람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을 때는 `환상의 콤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옛 동지다.
이런 두 사람이 내달 1일 저녁 TV 앞에서 진검 승부를 가린다. 주간지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슈타인브뤽 후보의 입장에서 이번 TV토론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V 토론회는 1천500만명에서 2천만명이 시청할 전망이다.
이번 토론에서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가능성 등 유로존 위기 정책, 세금 인상 여부, 미국의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대한 대응 등이 뜨거운 주제가 될 전망이다.
슈타인브뤽 후보는 달변가인데다가 직설화법으로 상대를 비판하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이번 토론이 그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잦은 말실수로 화를 자초해왔다는 점에서 메르켈 총리는 단순히 공격만 한다고 승산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슈피겔은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만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지도 중요하다"면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과 아는 체하는 태도는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슈타인브뤽 후보는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에 "나는 소란을 피우는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기병대' 이미지가 약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는 `테플론 총리'로 통한다. 테플론은 프라이팬 등에 코팅되는 내열성이 뛰어난 에틸렌 수지를 말하는 상품명이다. 이런 별명은 어떠한 문제나 비판도 흠집이나 자국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슈타인브뤽 후보가 총공세를 펴겠지만 메르켈 총리는 일일이 반격에 나서기보다는 현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 아래에서 모든 것에서 잘되고 있다는 분위기를 확산하려는 전략에 충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지지율에서 사민당은 여당에 크게 열세다.
공영 ZDF 방송이 30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사민당이 야권 전체와 연합하더라도 45%로 연정(47%)에 2%포인트 뒤진다.
그러나 ARD 방송사의 여론 조사 결과 슈타인브뤽 후보의 최근 지지율이 28%로 54%인 메르켈에 비해 여전히 크게 뒤지지만 이달 중순보다는 6%포인트 올랐다.
TV 토론을 앞두고 존재감이 확산된 슈타인브뤽 후보가 이번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를린=연합뉴스)
메르켈-슈타인브뤽 TV토론이 총선 승부처
TV토론이 지지율 열세인 사민당에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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