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가벼운 것일까? 적의 허를 찌르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시리아 공습의 시기, 방식, 표적 등을 세세히 언론에 흘리면서 작전의 실효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역 미 해군 대장인 윌리엄 팰런에 따르면 공습 정보 공개는 '유출 정도가 아니라 호스로 물을 퍼붓는 수준'에 달했다.
최근 NBC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공습이 이르면 29일 시작돼 1~2일 내로 짧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공군기지 등 표적이 50곳 이내인 제한적 수준의 공격이고 미사일과 장거리 폭격기를 혼용하는 형태일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나왔다.
심지어 한 당국자는 CNN 방송에 "다음 주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떠나기 전 작전을 개시하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털어놨다.
공습이 시작도 안 된 시점에서 이런 정보 유출은 이해하기조차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미리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귀띔'을 하는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미사일 공격 표적으로 지목된 공군기지와 수도 보안 시설 등에서 대거 전력을 대피시키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공습으로 추가 화학무기 사용을 막겠다는 얘기도 위험천만이다. 시리아군이 화학무기 시설을 숨기거나 분산시켜 '정밀 타격'이 수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의 이런 입방정이 결국 시리아 정권을 무력으로 저지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29일자 사설에서 비판했다.
WSJ는 공습 계획이 정치적 성명에 가깝고 시리아 당국에 수차례 '엄중한 결과'를 경고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권 교체는 목적이 아니라며 애써 군사개입의 수위를 조정하려는 미국 당국의 모습을 볼 때 폭격의 의도가 의심된다고 FP는 지적했다.
최근 독가스 민간인 학살까지 감행한 것으로 알려진 알아사드 정권이 제한적 공습 정도로 반인륜적 행위를 그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이들 언론의 주장이다.
퇴역 미 공군 중장인 데이비드 뎁툴라는 "시리아 수뇌부가 죗값을 치른다고 느껴야 정권의 행태가 바뀐다. (제한적 공습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보 유출이 시리아를 교란하려는 책략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WSJ는 그럴 개연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 직후 백악관 측이 미군 작전 내용을 너무 세세히 떠벌려 논란이 됐던 전례 등을 볼 때 유출 내용이 실제 공습 계획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미국 '가벼운 입'에 시리아 공습 웃음거리 되나
표적·기간 등 대거 유출…'폭격은 정치적 요식행위' 분석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